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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체성 표지
한국의 정체성 표지 ⓒ 책세상
<한국의 정체성>은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제기한다. 여기에서 한국은 약소국이면서 문화 후진국임을 제기한다. 우리가 우리다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기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의 정체성>은 다름 아닌 우리 존재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존재의 당위성이라 함은 “우리가 우리이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역설할 수 있어야 함을 문제삼는 것이다.

저자는 정체성의 근거로 대중성, 현재성, 주체성을 들고 있다. 특히 보편자의 허구성 대신에 개별자의 구체성을 강조하는 현재성 부분은, 그의 전공이 흄 철학인 것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대중성의 근거에서는 '소수만 향유하는 판소리 대신 조용필의 노래가 더 한국적이다'라는 다소 극단적인 주장도 제기한다.

<한국의 정체성>과 관련해 최근 친일청산 문제와 연관시켜 볼 수 있다. 친일청산은 “한국은 한국이다”라는 존재 당위의 문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친일청산을 풀지 않는다면, 이것은 지난날 일제의 침략과 국권수탈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한국이 한국이기 위해서는 지난날 타민족의 침입을 그대로 인정하고 넘어가서는 안 되는 역사적 필연성이 내재하는 것이다.

한국의 주체성 표지
한국의 주체성 표지 ⓒ 책세상
<한국의 주체성>은 우리 행위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주체성의 근거로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주인은 자신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한다는 것, 둘째, 입장이 바뀔 수 있으므로 주인은 손님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 셋째, 주인은 자신의 독립과 자존감을 위협받을 때, 이를 지킬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주체성>에서 저자는 우리 주체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내면화, 핵무장, 세계화'를 들고, 주체적으로 사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글전용, 국가 기반 시설 지키기, 할 말은 하자”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핵무장과 한글전용 문제만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핵무장과 관련해, 우리가 몇 십 년 전 실시한 간단한 핵실험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의 질책 아닌 질책의 소리와 원망을 듣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약한 민족인가 하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에서 오는 국제사회의 이목도 있겠지만 우리가 우리 기술로 핵에 대한 실험과 기술 축적을 하겠다는 소박한 저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비난과 원성의 소리에 대해 한 마디 변명도 제대로 못 하고 다 감수해야만 하는가 하는 울분마저 가지게 된다.

한글전용도 우리 주체적 입장에서 분명히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다. 세계에 우리 문자 만큼 독창적인 문자를 가진 나라가 있던가? 문자를 가지고 부려 쓸 수 있었다 함은 그만큼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적 능력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진정한 우리가 우리일 수 있음을 강력하게 역설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두 권의 저서는 위의 우리 현실 문제를 우리의 관점에서 분명하게 바라보고 판단해 보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일부의 주장이 지나치게 주관적 피상적인 색체가 짙다고 할 수 있지만, 분명 우리가 우리이고, 우리이어야 함을 '정체성'과 '주체성'의 관점으로 제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담론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저서들이다.

한국의 정체성

탁석산 지음, 책세상(2008)


한국의 주체성

탁석산 지음, 책세상(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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