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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열이 높은 것은 이제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에는 망설임이 없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보니 경제가 어렵다는 올해 통계청의 '2004년 2/4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교육비 지출은 18만62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에 비해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정도다.

맞벌이가 보편화된 요즘 농업에 종사하는 가정은 부모가 모두 농토에서 하루를 보내고, 직장인들도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려워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에 몇 개의 학원을 전전하는 것이 도시만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 특성화된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전일제교육을 실시하여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가 있다.

▲ 점심시간을 이용해 금당초등학교 전교생이 한 자리에 모였다
ⓒ 이장호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금당1리. 전형적인 농촌에 자리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광석)는 나날이 학생들이 줄어드는 농촌의 다른 작은 학교들과 달리 학부모와 학생들이 찾아 돌아오는 학교로 자리잡았다.

가남면과 점동면을 연결하는 84번 지방도 변에 자리한 금당초등학교는 6학급 65명의 어린이들이 재학 중인 작은 학교로 김광석 교장을 비롯한 14명의 교직원들이 '창의성을 지니고 개성을 추구하는 교육'을 지표로 새 시대의 주인공을 기르기 위하여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박정수 교감은 "재학생 중에는 여주읍내의 큰 학교를 마다하고 학부모가 금당초등학교에 보내는 어린이도 있다"며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가진 학부모로부터 전학상담이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며 금당초등학교의 인기를 은근히 자랑한다.

금당초등학교에 대한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으로 문의해 오는 학부모들이나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꼽는 금당초등학교의 장점은, '심성·재능계발 중심의 초등전일제'와 '다양하고 알찬 재능계발교육'이다.

초등전일제는 지난 5월 25일 경기도 최초로 열린 '초등전일제학교 운영 공개수업 및 사례발표'가 금당초등학교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알려졌다. 재능계발교육은 원어민이 지도하는 영어·중국어를 비롯한 미술·게이트볼 등 특기교육과 교사·학부모·지역인사가 함께 하는 교육이다.

▲ '금당 지혜의 샘'으로 이름 붙여진 금당초등학교 도서실
ⓒ 이장호

더욱이, 금당초등학교에서는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비롯, 모든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이 학부모의 금전적 부담이 전혀 없이 무료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금당초등학교의 자랑이다.

금당초등학교가 다른 농촌지역의 초등학교와 달리 찾아 돌아오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김광석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총동문회·학교운영위원회·체육진흥회·어머니회 등 학교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펼치고 있는 '내 고장 학교 살리기 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3월 1일 부임한 김광석 교장이 학생수가 모자라 5학급 분교의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학부모를 직접 만나는 것'이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 학부모를 만나기 위해 김광석 교장과 교사들은 퇴근을 뒤로 하고 학부모들을 만나 금당초등학교의 발전된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전일제수업에 대한 설명과 아침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아침 컴퓨터반, 외국인 원어민이 지도하는 영어·중국어 교육, 다양한 과목을 가지고 교사와 외부강사가 지도하는 특기적성교육 계획 등을 일일이 설명하는 노력을 펼쳤다.

▲ 원어민의 지도로 진행되는 영어수업
ⓒ 이장호

김광석 교장과 교사들의 이런 노력에 총동문회가 뜻을 같이 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체육진흥회·어머니회 등이 적극 참여한 가운데 '내 고장 학교 살리기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원거리학생들의 통학수단 해결 없이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대책위원회는 총동문회와 체육진흥회가 중심이 되어 통학차량(15인승)을 구입하여 운행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농촌의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미래를 열어갈 2세들을 위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은 것이 금당초등학교가 가진 또 하나의 힘이며 희망이 되고 있다.

활동적인 성격에 교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김광석 교장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작은 극장을 '금당 지혜의 샘(도서실)'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좋아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학교 곳곳을 누비고 있다.

금당초등학교는 1936년 4월 1일 금당2리에서 금당간이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았으며, 1941년 8월 11일 금당초등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그 해 12월 2일 개교했다. 올해 2월 13일 제59회 졸업생까지 총 341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교직원 14명과 초등학교 6학급 65명·유치원 10명의 어린이들이 미래의 꿈을 키우는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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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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