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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칭 '미아리 텍사스' 업주와 업소 여성 500여명이 성매매 특별법 시행 첫날인 23일 밤 8시30분 업소 밀집 지역을 통과하는 일명 '소방도로'로 쏟아져 나와 "생계를 보장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TV 김도균
▲ 이날 시위에 나선 업주와 업소 여성들은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구호를 외치며 "생계보장을 위해 단속을 유예하라"고 요구했다.
ⓒ 오마이TV 김도균

[3신 : 23일 밤 10시50분]

2시간만에 시위 정리... "내일 시위 여부는 회의통해 결정"


속칭 '미아리 텍사스'의 시위는 시작한 지 2시간만인 밤 10시30분께 끝났다. 업소 여성들과 업주들은 현재 자리에서 일어나 업소로 돌아가고 있다. 업소들의 모임인 정화위원회 회장 남대춘(55)씨는 "내일도 시위를 할지 여부는 업주들끼리 회의를 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종암경찰서 쪽은 앞으로 야간집회는 자제시킬 계획이다. 종암서 관계자는 "업주들에게 '저녁 집회는 안된다, 집회 신고를 하고 의사 표현을 하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위를 마치기에 앞서 업주들은 정화위원회 사무실에서 업소 성매매 여성 30여명을 모아놓고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주선했다. 여성들의 답변은 천편일률적이었다. 이들은 "생계때문에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이 일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뷰에 응한 25살 여성인 정아무개씨는 "몸이 아픈 어머니가 있는데 병원비에 생활비까지 마련하려면 아르바이트 몇개로는 감당이 안된다"며 "사람들은 우리가 맞으면서 감금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일반 편의점에서 일하면 한 달에 60만원 밖에 벌지 못하는데 이 일을 못하게 되면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느냐"며 "정부가 (집창촌을) 무조건 없앤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는 '부모님이 이 일을 하는 줄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어머니는 당연히 모른다, 알면 살고싶으시겠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성매매업에 7년간 종사해왔다는 김아무개(23)씨도 "작은 회사라도 들어가려고 해도 고졸 이상을 원하는데 배운 것 없고 있는 것은 몸 뿐인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며 "게다가 부모님 등 부양가족이 있기 때문에 맏딸인 내가 움직여 먹여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정부의 생계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정부에서 일자리를 제공해준다고해도 보수를 따져보고 일할지 결정하겠다"며 "여기와서 돈을 많이 벌어보니 다른 일은 쉽게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2신 수정 : 23일 밤 9시55분]

500여명으로 불어난 시위대... "유예기간 달라" 확성기 등장


"생계보장! 생계보장!"
"유예 기간을 달라!"

일명 '소방도로' 골목으로 나온 업주들과 업소 여성들은 500여명으로 불어났다. 시위대들은 폭 5m 정도인 소방도로를 가득매웠다. 이들은 "생계보장 유예기간을 달라"라고 적힌 노란색 플래카드를 4~5개 정도를 내걸고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여성 업주는 확성기를 들고 모인 이들을 향해 "우리가 무슨 죄인이냐? 우리의 요구를 당당하게 말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업주들의 모임인 정화위원회의 전아무개(55)씨는 "이번 시위의 목적은 여성단체와의 대화와 생계보장을 위한 유예기간을 달라는 것"이라며 "여성단체들이 아가씨들을 보호한다는데 하는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 '미아리 텍사스' 업주들은 성매매 여성 30여명을 업주들의 모임인 '정화위원회' 사무실에 모아 놓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주선하는 등 '여론전'을 펴기도 했다.
ⓒ 오마이TV 김도균
한편 어떻게 시위가 이뤄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업주도, 업소여성들도 모두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구호를 외치던 20대 한 업소 여성은 "우리들끼리 나오자고 뜻을 모은 것"이라며 "아가씨들끼리 연락망이 있어 따로 모임을 열지 않고도 연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돈을 주고 몸을 사는 것과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차이가 무엇이냐"며 "여기(집창촌)를 없애려면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새 법인 성매매 보호법에 직업훈련 등 피해여성을 위한 자구책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이 여성은 "교육을 받는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답했다.

아가씨들은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말하고 있으나 업주들의 모임인 정화위원회 소속 업주들은 시위에 나온 미아리 텍사스 업소의 구역명과 참석한 아가씨 숫자를 세고있다.


[1신 : 23일 밤 9시10분]

업주·고용 여성들 100여명, 얼굴 가리고 시위 나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이 정식으로 발효된 23일 첫날. 속칭 '미아리 텍사스'로 알려진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에서는 성매매 업주와 고용된 업소 여성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저녁 8시30분께 미아리 텍사스 입구의 일명 '소방도로'에는 성매매 업주와 고용된 여성 100여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업소 여성들은 모두 흰색 또는 푸른색의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이들은 길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았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우리들은 자진해서 시위에 나온 것"이라며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아가씨들의 모임이 따로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여성은 조금 망설인 뒤 "모임은 없지만 우리도 나오겠다고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업소 여성들 곁에 선 성매매 업주들은 "우리 생계를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3년째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문아무개(여·51)씨는 "여성단체에서는 여성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법을 시행하라고 했지만 우리 생계는 보장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애들(아가씨) 때문에 빚진 것은 누가 다 보상해주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씨는 "오늘 시위는 업주들의 모임인 정화위원회에서 결정한 것"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주도 거듭 정부에 생계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매매가 불법인 줄은 알았느냐? 결국 불법으로 모은 돈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불법인 줄 알았지만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는 전경 1개 중대 120명이 배치됐다. 업주들의 시위 정보를 미리 입수한 종암경찰서가 병력을 배치한 것.

밤 9시 현재 미아리 텍사스 업소들은 모두 불이 꺼져있고 업주들과 고용된 여성들은 계속 골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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