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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매체의 담화분석
대중매체의 담화분석 ⓒ 한국문화사
<대중매체 담화 분석>이라는 책도 TV 프로그램을 비평하는 프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언어학적으로 좀 더 깊게 파고들어 현대의 대중매체의 속성들을 비평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저자인 노먼 패어클러프(Norman Fairclough)는 영국 랭카스터 대학(Lancaster University)의 언어학과 교수로 비평적 담화 분석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주도하는 하는 학자로 특히 대중매체 담화에 대한 많은 저서와 논문들을 출판했다. 역자인 이원표 교수는 연세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역시 담화 분석과 사회 언어학 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학자이다.

우선책의 제목에서 담화(discourse)라는 용어부터 뜻매김 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담화(discourse)라는 용어는 여기에서 두 가지 의미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언어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의미로서, ‘담화’를 사회적 행위와 상호작용, 즉 사람들이 실제 사회적 상황에서 함께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다른 의미는 후기 구조주의 사회 이론에서 우세한 것으로 ‘담화’를 실재의 사회적 형성, 지식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담론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두 가지를 의미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1. 현대 대중매체의 속성

<대중매체의 담화 분석>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작업가설을 설정한다.

“모든 텍스트의 부분은 동시에 표현(세계, 사건, 관계 등)되고, 정체성(프로그램이나 이야기에 관련되는 사람들)을 설정하며, 관계(관련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설정한다는 것이다.”(p7)

즉 현대의 대중매체는 정보의 제공과 오락의 제공이라는 두 가지 목적 사이의 긴장에서 위의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위의 관점에서 몇몇 영국의 TV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서 공적인 일을 다루는 대중매체가 점점 더 대화화 되어 가고 있으며, 그리고 대중매체가 점점 더 오락적인 방향으로 움직여서 시장화 되어 가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2. 대중매체에 대한 비평적 관점

이 책의 저자는 대중매체의 담화에 대한 접근을 처음부터 기술적인 접근법의 관점보다는 비평적인 관점에서 볼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의 접근법을 비평적이라고 부르는 것을 부르디외(Bourdieu)의 말을 인용하며 적절하게 설득력을 찾아간다.

“이 접근법을 ‘비평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의 전반적인 사회적 관행과 우리가 특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인과관계로 묶여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p78)

대중매체는 점점 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인간의 실존적인 삶의 밑바닥까지 파헤치면서 유유히 우리의 삶에서 안과 밖을 부유하고 있다. 저자는 이와 같은 현대 대중매체의 속성을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바라본다.

“프로그램은 주로 공적 영역에서의 취재 자료(가령 정치적 사건)를 사용하여 공적 영역에서 제작되지만,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들은 사적 영역, 즉 주로 가정과 가족 내에서 소비된다. 대중매체의 중요한 속성은 이런 식으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사이에서 ‘중재 또는 말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즉, 대중매체는 공적·사적인 영역에서 교량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 어느 편에 붙어서 마치 아메바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경계하고 있다. 계속해서 저자는 현대 대중매체를 비평적인 시각으로 봐야 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매체 텍스트는 가끔 순진하게 생각되는 것처럼 단순히 ‘실제를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매체 텍스트는 이런 매체 텍스트를 생산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위치, 이해관계, 그리고 목적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실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p157)

3. 언어교육과 대중매체

그리고 좀 더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저자는 언어 교육에서 매체를 다음과 같은 목표 아래에서 따져 봐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첫째, 텍스트는 어떻게 고안되는가, 왜 이런 식으로 고안되는가, 그리고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고안될 수도 있겠는가?, 둘째, 어떻게 이런 종류의 텍스트가 생산되는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이런 텍스트들이 해석되고 사용될 수 있을 것인가?, 셋째, 이 텍스트는 매체의 담화 질서에 대해 무엇을 보여주는가?, 넷째, 이 텍스트의 좀 더 광범위한 사회적 조건은 무엇인가, 그 가능한 효과는 무엇인가?”(p321-327)

현대 사회는 대중매체의 위력이 실로 대단하다. 소위 언론을 4대 권력기관으로 뽑는 것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권력의 핵심적인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매체가 다루는 말과 글을 아직까지 학문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진지하게 다루고 따지고, 평가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이런 점들을 헤아리며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는다.

“매체와 매체 담화는 특히 사회의 문화적 단면들이 사회 질서와 사회 변화에서 점점 더 현저해지고 있는 것이 후기 현대성의 한 가지 특징이기 때문에, 현대의 사회생활에서 분명히 강력한 존재이다. 만약 문화가 더 현저해진다면, 같은 이유로 언어와 담화도 더 현저해진다. 사람들이 매체 담화와 언어를 포함하여 문화, 담화, 그리고 언어를 비평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유능한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점점 더 필수적이 된다는 말이 된다.”(P321)

대중매체 담화분석

Norman Fairclough 지음, 이원표 옮김, 한국문화사(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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