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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이기봉 연기군수는 행정수도 사수 연기군 남면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조선><동아>일보의 절독을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장재완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실효에 대한 책임을 놓고 <조선> <동아>에 대한 충청권 주민들의 반감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이기봉 연기군수가 연기 군청 내에서 두 신문의 절독을 지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군수는 17일 오후 2시께 군수실에서 연기군 행정수도지속추진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와 면담을 갖고, 비대위 지도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오후 3시 군수 집무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다.

이 군수는 전날(16일) 조선일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고 사전 약속한 상태였다. 조선일보는 '신행정수도 그후 현지 목소리를 듣는다'는 기획의 일환으로 이 군수와의 인터뷰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전 약속된 인터뷰 일정도 취소

<조선>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연기군 비대위 지도부는 이 군수와 긴급면담을 갖고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할 경우 연기군민의 목소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보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체의 인터뷰를 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그동안 조선일보가 보여온 잘못된 보도태도를 지적하고, 연기군민의 목소리를 올바로 전달해달라고 말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지도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터뷰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군수는 연기군 남면 비대위 대표단 및 조선·동아 불매운동본부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두 신문의 절독을 선언했다.

안원종 신행정수도건설사수 남면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군수에게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판결의 배후에는 수구언론의 왜곡보도가 있다"며 "연기군 내에서는 조선·동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동아 불매운동본부 우희창 사무국장도 "조선·동아는 그동안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켜왔고, 신행정수도 사수 운동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세우고 있다"며 "절독 운동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조선·동아가 그동안 행정수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연기군민들의 목소리를 왜곡하여 보도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연기군 내에서는 두 신문을 절독하기로 시민단체 등과 합의했으며, 우리 군청도 이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군수는 이어 그 자리에서 비서진에게 "조선·동아일보를 모두 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군수는 다음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고, 이날 예정된 인터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면담 자리에서 직접 비서진에게 절독 지시

이에 앞서 이 군수는 지난 12일 '신 행정수도건설 사수를 위한 범 서천군민 결의대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통해 "조선과 동아는 칼럼 하나를 써도 서울을 위해 쓰고 서울만이 살 곳이라는 지역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며 "분연히 일어나 이번만은 참지 말고 서울 중심을 깨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따라서 이 군수의 이 같은 조선·동아일보 절독선언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 평소의 소신을 밝힌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또 이 군수의 절독 선언은 두 신문에 대한 불매운동을 군 내는 물론 타 시·군으로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군청 내 두 신문의 정확한 구독 부수는 확인되고 있지 않으나 군수실과 부군수실, 문화공보실에서만 조선 6부, 동아 5부를 구독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각 실과 별 구독부수와 군청 내 개인구독 부수 등을 포함할 경우 최소 40여 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군수는 최근 신행정수도 실효에 대한 당의 책임을 물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탈당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조선일보는 최근 충청권에서의 반감을 의식한 듯 16일 '신행정수도 그 후 현지 목소리를 듣는다'는 특집기획을 통해 심대평 도지사를 인터뷰 한 데 이어, 같은 날 '수도이전, 심 충남지사 제안부터 검토를'이라는 사설을 게재한 바 있다.

한편 지난 5일 발족한 신행정수도건설 비상시국회의 산하 조선·동아 불매운동본부는 지난 15일 인터넷 상황실(www.acro.or.kr/anti)을 개설했다. 운동본부는 인터넷 상황실을 통해 두 신문의 신행정수도에 관한 보도행태 공개, 절독 현황 집계, 사이버홍보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집회 때마다 조선·동아 규탄 구호 외치고 야단이다"
[인터뷰] 절독선언 하루 전날 이기봉 연기군수

▲ 이기봉 연기군수
ⓒ오마이뉴스 장재완
다음은 구독거부 선언 하루 전인 16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가진 이기봉 연기군수의 전화인터뷰 요지.

- 지난 12일 서천집회 연설을 통해 조선·동아를 맹비난 했다. 그 이유는?
"주민들이 조선·동아가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데 방해하고 헌재 위헌판결에 영향을 줬다며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 생각이다."

- 연기 주민들이 감정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집회 때마다 조선·동아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야단이다. 한마디로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다."

- 일부 단체에서 두 신문에 대한 구독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거부운동에 찬성한다. 다만 구체적으로 이를 선언하는 시기는 주민들의 동향과 움직임을 봐가며 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주민들과 공조해야 하지 않겠나."

- 구독거부를 공식 선언하게 될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가능한가.
"군청 내에서 군 예산으로 보는 신문구독료를 삭감하게 되면 읍·면으로 분위기가 확산되지 않겠나. 다른 운동방법에 대해서는 군민들과 함께 고민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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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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