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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와 인터뷰 도중 일어서는 이 군수. "외부손님 접대 차원에서 안 만나줄 수 없었다"라고 말한 이 군수는 "며칠간 수 차례씩 전화해 와 예의상 만났고 우리 입장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함학섭

이기봉 연기군수의 <조선일보> 절독 표명 이후 조선일보의 '행정수도 그후 현지 목소리를 듣는다' 팀 기자 3명이 19일, 이 군수 인터뷰를 재시도했으나 이 역시 불발에 그쳤다.

이날 오후 2시 경, 조선일보 사회부 이아무개 차장 등 3명은 이 군수를 다시 방문해 10분간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이 군수와 '연기군 남면 비상대책위'(이하 대책위) 관계자 등의 거센 항의를 받고 30분만에 철수했다.

연기군수는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이 기자가 며칠 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구해 인간적인 면에서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 말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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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들은 이날 2시경 군수실에 들어가 이 군수와 10여분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이 소식을 듣고 군수실로 달려온 대책위 안원종씨(농민) 등 주민 6명과 맞닥뜨렸다. 대책위 위원들과 주민들은 <조선일보> 이아무개 차장 등에게 "무슨 이유로 이 군수를 인터뷰하느냐"라고 따졌고, 안원종 대책위 위원장은 이 군수에게 "군수님, <조선일보>에 굴복하지 마십시요"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조선일보> 기자들과의 이날 인터뷰 약속은 군 공보실이나 비서실 일부 측근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던 일이라, <조선일보> 기자와 이를 알고 나타난 주민들 모두 서로의 등장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 소식을 듣고 군수실을 방문한 한 대책위 위원은 "<조선일보>가 얼마나 집요하게 군수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한 증거"라며 "정치적으로 애매한 입장을 이용, 군수를 괴롭히고 있다. 이 군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고 말한 뒤, <조선일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 함학섭
한편 이날 연기군 남면 비대위 측은 <조선일보> 이아무개 차장에게 "헌재 결정 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충남지역 첫 시위를 MBC가 방송한 것에 대해, MBC 사주에 의한 시위로 몰아 이아무개 기자 명의로 기사를 내보냈다"며 "이런 편파 왜곡보도가 어딨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아무개 차장은 "그건 잘못됐다"라는 사과와 함께 "사실을 확인한 뒤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주민들과 대책위 그리고 <조선일보> 기자 등이 있는 가운데 "자신들에게 유리할 땐 찬성하고, 불리할 땐 반대하는 태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 눈물을 흘리는지 한나라당은 알아야 한다"며 "그런 일로 인해 뒤에서 우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 차라리 주지나 말지 주었다가 가슴에 비수를 꽂고 빼내는 이런 일이 어딨나"라고 말하는 등 한나라당을 힐난했다.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이 군수는 "<조선일보>는 사설, 칼럼 등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신문임에도 행정수도에 대해서는 서울신문이지, 지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서울시민이나 독자해라. <조선일보>가 서울에 부동산과 재산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모르지만, 지방 주민들 피멍 들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조선일보>는 지방을 버린 신문"이라며 "귀족과 부귀 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의 신문이라 <조선일보>에 배타적이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절독에 대해 이 군수는 "<오마이뉴스>에 난 내용은 군수의 사견은 아니다. 연기군민 8만 5천명의 의견을 집약, 군민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조선> <동아>를 보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라고 말한 뒤, 일정을 이유로 군수실을 빠져 나갔다.

한편 대책위는 면에서 <조선> <동아> 절독 운동의 하나로 이들 지국장들을 찾아가 <조선> <동아>를 안 보는 대신 다른 신문으로 대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책위는 <조선> <동아> 지국장들의 가정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선일보> 기자들은 "이제부터 잘해보자" "그러니까 잘해보자" "기회를 달라" "잘해보려고 한다" 등 이 군수를 설득하려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조선일보>, 주민 대책위 그리고 이 군수와의 대화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주민대책위관계자(이하 주민): "<조선일보>는 신행정수도 무산의 원흉이다. 행정수도 위헌 결정으로 주민이 어떤 상태인 줄 아느냐?"
조선일보(이하 조선): "그건 지나간 일이다. 그러니까 군수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듣고자 한다."

이기봉 군수 (이하 군수) : "우리의 아픔을 <조선일보>가 새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나?"
조선: "기회를 달라."
주민: "군수님 <조선일보>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조선: "지금 상황에서 합리적인 상황을 생각해 보자."
주민: "<조선일보>는 우리 연기 남면 주민들의 시위를 MBC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취재 의중이 의심스럽다."

조선: "잘 해 보려고 한다."
주민: "주민들의 자발적인 시위를 사주받아 했다고 보도한 신문이…. 이제 와서 병 주고 약 주지 말라."

조선: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자는 거 아닌가?"
군수 :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절차에 의해 통과시켜 놓고, 선거 후 반대로 일관했다. 한나라당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자신들에게 유리할 땐 찬성하고, 불리할 땐 반대하고 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가. 충청도는 여당에서 야당됐다고 물고 늘어지는 정당을 싫어한다. 그 뒤에 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차라리 주지나 말지, 주었다가 가슴에 비수를 꽂고 빼앗아가는 건 뭔가. <조선일보>는 사설, 칼럼 등 논조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 행정수도에 대해 서울신문이지, 우리 지방과는 아무 상관없다. 그렇다면 서울시민들만 독자로 삼아라. 서울에서 부동산과 재산이 얼마나 갔는지는 모르지만 지방 주민 피멍들게 하지말라. <조선일보>는 지방을 버린 신문이다. 귀족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의 신문이다. 그래서 <조선일보>에 배타적이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는 군수 개인의 사견이 아니다. 군민의 의견이 모여지면<조선> <동아> 보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니겠다."

조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군수: "원안대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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