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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봉 연기군수의 인터뷰가 실린 22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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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22일 연기군민 총궐기대회에 맞춰 실은 이기봉 연기군수의 인터뷰 기사 게재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위헌 결정 이후 충청 지역에서 일고 있는 '<조선> <동아> 절독운동'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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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이기봉 연기군수 인터뷰 재시도 불발

우선 <조선> 절독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연기군수와 연기군 행정수도비상대책위는 그간 <조선> 취재팀과 인터뷰 문제를 둘러싸고 몇차례 공방을 벌여왔다. 이 군수는 <조선>의 요청을 받고 지난 17일 인터뷰를 갖기로 약속했으나, 이날 군수실에서 연기군 행정수도지속추진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와 면담을 갖고 인터뷰 계획을 취소했다.

이 군수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조선일보가 보여온 잘못된 보도태도를 지적하고, 연기군민의 목소리를 올바로 전달해 달라고 말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지도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터뷰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이 자리에서 군 관계자에게 <조선> <동아>의 절독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은 지난 19일 이 군수와의 인터뷰를 재시도했고 도중에 인터뷰가 중단됐다. 이날 오후 2시 경, 조선일보 사회부 이아무개 차장 등 3명은 군수실을 다시 방문해 10~20분간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연기군 남면 비상대책위'(이하 대책위) 관계자 등의 거센 항의를 받고 30분만에 철수했다.

이 군수는 인터뷰에 재차 응한 이유에 대해 "해당 기자가 며칠 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구해 인간적인 면에서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인터뷰를 통해) 우리 입장을 제대로 밝히려 했다"고 해명했었다.

이 군수는 이 자리에서 <조선> 취재진에게 "조선일보는 지방을 버린 신문"이라며 "귀족과 부귀 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의 신문이라 조선일보에 배타적"이라고 말했다. 이 군수는 또 "내가 조선일보 등을 절독하겠다고 한 <오마이뉴스> 보도내용은 사견은 아니다. 연기군민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조선> <동아>를 보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헌재 위헌 판결 한달 째를 맞아 열린 22일 연기군민 총궐기대회 날 <조선>에 이 군수의 인터뷰기사가 실렸다. '신 행정수도 그후...현지의 목소리를 듣는다'의 4번째 기획으로 실린 기사에는 '배운 게 농사뿐인 농민들-딴 곳에 논밭 사놨다 빚더미'란 제목으로 헌재 결정을 보는 이 군수의 심정과 피해내용,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궐기대회를 통해 <조선> <동아>에 대한 절독을 재차 선언한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짧지만 지난 19일 인터뷰에 응했고 부족한 것은 지방일간지에 실린 인터뷰 기사 내용을 참고하라고 했다"며 "어찌됐든 인터뷰에 응한 입장이라 게재까지 거절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대전충남민언련 우희창 사무국장은 "17일 공주시장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도 궐기대회에 맞춰 연기군수 기사를 먼저 내보낸 것은 연기군민 궐기대회를 앞두고 조선일보에 대한 반감을 차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 국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사실상 반대해온 <조선> <동아>가 최근 불매운동 등을 의식, 충청권 독자들의 도미노식 절독을 차단하기 위해 때아닌 인터뷰 기사를 경쟁적으로 싣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19일 연기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조선>의 취재진들은 "이제부터 잘해보자" "기회를 달라" "잘 해보려고 한다"는 등의 말로 이 군수를 설득하기도 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신행정수도 그후…현지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제목의 기획으로 지난 16일 심대평 충남도지사에 대한 인터뷰 '수도 후보지, 정부가 예정대로 매입하라', 17일 염홍철 대전시장 '5년, 10년이 걸려도 행정수도 포기해선 안돼', 18일자 이원종 충북도지사 '정부는 '행정수도 원안'에 가까운 대책 만들어야'를 각각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22일 이 군수 인터뷰 기사에 이어 23일에는 오영희 공주시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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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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