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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소설가>(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발행) 2004년 겨울호 창간 기념 설문조사 결과,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인세수입이 있는 소설가가 응답 소설가 102명 중 겨우 4명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1000만원 이상 2명, 500만원 이상 2명, 100만원 미만 30명, 없음 54명).

500만원 중 취재경비를 제외하면 실질소득은 22%인 110만원에 불과한 셈. 2인 가족이라 하더라도 한 달을 생활하기가 빠듯한 액수다. 더구나 연간 100만원 미만 수입이 30명이나 되므로 이 소설가들은 22만원의 실질소득으로 1년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료 수입이 많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연간 1000만원 이상의 원고료 수입이 있는 소설가가 102명 중 겨우 6명(약 5.9%)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져 역시 충격적이다(1000만~2999만원 2명, 500만~999만원 4명, 100만~499만원 12명, 1~99만원 52명, 없음 32명). 인세수입에 원고료 수입을 더해도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입인 셈이다.

▲ 2004년 겨울호로 창간된 <계간 소설가>에는 황순원, 박영준, 천승세 등 역대 소설분과 회장의 사진 및 약력, 윤후명 등의 '내가 가장 공들여 쓴 문장'이 실려 있다
ⓒ 한국문인협회
다른 수입원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102명 중 전업 작가가 36명,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직장을 떠난 유사 전업작가가 17명이라고 하므로(자영업자 18명, 기타 직장인 31명) 52%가 그 수입으로 버텨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다른 일에 종사할 수도 있겠지만, 창작 이외의 일이 생업이 되다 보면 창작이 멀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 자영업자 또는 기타 직장인으로 근무하는 소설가가 48%인 것과 인세수입이 전무한 소설가가 53%인 것이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 점으로 미루어 보면 그렇게 추측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소설문학 발전을 위한 가장 큰 소망으로는 '발표 지면 확대'와 '원고료 인상'을 꼽았고 정책적 대안으로는 '작품집 출간 지원'과 '문학 연금제 시행'을 가장 많이 꼽았으나, '정책에 희망을 걸어본 적이 없다'는 비관적인 응답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마감일이 가까워져서 원고를 쓰고 있는 중에 원고청탁서를 보내준 문예계간지가 폐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어 속이 상하다는 문인 S씨의 푸념은 그토록 비관적인 응답이 나올 만한 사정을 잘 말해준다.

"이제는 창작을 위해 더 이상 돈 빌려 볼 데도 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소설가들의 삶. 갈수록 어려워지는 출판 시장에서 극빈에 시달리는 전업작가들은 앞으로 어떻게 버텨나갈 수 있을 것인가. 지난해보다 한파가 더 일찍 쳐들어온 것 같은 겨울 입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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