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대체 : 7일 오후 5시 10분]
"지금 뭐 하자는 거냐. 이러려고 어제까지 그렇게 싸웠냐."
7일 열린우리당의 '대타협' 제안 기자회견 결과를 본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첫 반응이다. 전날인 6일 국보법 법사위 상정으로 원내 개혁입법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민주노동당은 갑작스러운 여당의 개혁후퇴에 대해 "조만간 한나라당과 손잡을 줄 알았다"면서도 실망하는 분위기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 기자회견이 끝난 뒤 최고위원단과 의원단 연석회의를 열고 이후 방침을 논의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입장은 국민들의 개혁열망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행위"라며 "천정배 원내대표에게 어제 국보법 폐지를 둘러싼 어제(6일)의 우여곡절도 한나라당과의 대야합을 위한 정치쇼이고 기만극이었는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보법 상정에서 몸싸움까지 함께 하며 열린우리당에 적극 협조했던 노회찬 의원은 "이는 4.15 총선 민심에 대한 배반이고, 대타협이 아닌 대야합"이라며 열린우리당을 비난했다.
노 의원은 "이제 국보법 폐지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을 민주노동당이 홀로 지게 됐으니, 국민을 대변하는 당은 민주노동당만 남은 셈"이라며 "힘들어도 과업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국회 임시회 개최와 관련 ▲4대 개혁입법을 연내 처리 ▲공무원노조법, 기업도시특별법, 경제특구법 등의 처리 연기 ▲LPP 협상에 대한 사전 청문회 개최 ▲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 전원위원회 개최에 협조 등의 조건으로 찬성 입장을 정하고 열린우리당과 협상도 진행한 바 있다.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부터 정기회 다음날부터 임시회 소집하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국보법 등 개혁입법의 연내 처리는 미루고 민생악법만 강행 처리하는 임시회라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천 의원단대표는 "그러나 임시회에서 어떤 현안을 다룰 것인지는 열린우리당을 포함해 다른 정당간에 협의 과정이 남아있어 당의 공식입장은 유보"라며 여지를 남겼다.
민주노동당은 애초 열린우리당의 개혁행보가 오래 가리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민주노동당 내에는 "여당이 필요할 때만 민주노동당과 공조하려 하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한나라당과 타협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번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 방침도 이같은 민주노동당의 우려를 입증한 셈이다.
노회찬 의원은 6일 법사위 회의에 앞서 "국보법은 인권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아야지 다른 법률 처리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보법 상정의 정치적 배경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 역시 "국보법 상정 시도는 사실상 양당 지도부 원탁회의가 깨진 상황에서 두 당이 싸움을 벌인 것"이라며 "곧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협의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