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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볼펜크기와 비교한 작품들. 아주 작답니다.
볼펜크기와 비교한 작품들. 아주 작답니다. ⓒ 이은화
아들은 아주 서너 살 때부터 고무찰흙같은 것을 주무르고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늘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아들의 손안에는 찰흙이 쥐어 있습니다. 그 찰흙으로 아주 조그마한 공룡을 만들기도 하고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무엇이든지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냅니다.

학교 갔다 돌아오면 아이의 가방이나 주머니 속에는 돌멩이나 나무 조각 등 각종 만들기 재료들이 가득하여 금세 집안이 쓰레기장으로 변하지만 아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함으로써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잘한 결정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또 얄팍한 부모의 마음인지라 또래 아이들보다 학습이 늦어질까 두려워 공부는 그래도 해야한다는 말을 하면서 다시 아이를 학원에 보냈습니다. 그렇게 한 일 년을 학원에 보냈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늘 학원도 건성으로 다녔습니다. 결국 아이의 소중한 시간만 뺏었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도 끊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원하는 대로 다시 찰흙을 사주는 일을 반복하면서 차츰 제 마음도 소신 있게 변해갔습니다.

아이가 뭔가를 만들어놓으면 그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들이라 아무렇게나 다루고 버리기도 했는데 아이가 스스로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얼마나 미안했던지. 그 후부터는 아이가 만든 작품들을 하나하나 모아주게 되고 미술갤러리를 함께 찾아가 보기도 했습니다.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1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1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2.병아리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2.병아리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3. 버섯꼬마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3. 버섯꼬마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4. 여자아이 얼굴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4. 여자아이 얼굴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5.마스코트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5.마스코트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6.전화기 위의 개구리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6.전화기 위의 개구리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7.멍멍이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7.멍멍이 ⓒ 이은화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8. 배불뚝이
고무찰흙으로 만든 작품 8. 배불뚝이 ⓒ 이은화
공부 잘 하는 아이가 있다면 다른 재주가 있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이의 특성을 찾아내주어 소신껏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그런 교육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땟목을 타고 있는 사람
땟목을 타고 있는 사람 ⓒ 이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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