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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달걀 모형의 조형물 근처에서 공연을 구경하면서 새로운 2005년의 첫 해를 기다리고 있다. 달걀 조형물은 병아리가 부화되어 껍질을 깨고 나오기 직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는 APEC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닭의 해에 해맞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부산 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서 설치한 것이다.
1월 1일 새벽, 부산 날씨는 영하 6도로 체감 온도는 영하 9도 정도라고 한다.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씨다. 다행히 해맞이객들은 모두 방한복 차림으로 충분히 준비하고 왔다. 무용단의 모습을 보니 '프로 정신' 또는 '직업 정신'이라는 수식어가 절로 나온다.
무용단은 여름에 입어도 시원할 것 같은 복장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내내 밝은 모습을 선보인다. 대단한 각오가 아닐 수 없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이 든다. '해맞이 공연인가? 여름바다축제 공연인가?'
무대 뒤에 '2005 해맞이 부산축제'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영락없이 젊은이들의 여름 바다 축제를 생각하게 할 만한 복장에 율동이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날에 여름을 느끼는 행운을 잡다니…. 이들의 모습에서 춥다는 느낌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추위 속에서 여름을 느끼게 하는 저 젊은이들의 모습으로 한해를 뛰어가야겠다.
차가운 물속에서 뜨거운 태양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 사람들의 가슴을 빌려서 올 한해를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마음 먹어 못할 일이 무엇이 있을 것인가'를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엄청난 함성과 환영 속에서 드디어 해가 구름 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해는 뭍의 수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큰 환영을 받으며 올라왔다.
태양이 구름 위로 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자 세상은 도리어 조용해지고, 사람들 또한 숙연해졌다. 완전히 떠오른 태양을 등지는 제각각의 마음 속에는 '희망'이란 단어를 품고 있을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