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제미로에서 또 하나의 야심작을 수입해 무대에 올린다. 거대한 공연이 아니다. 이번엔 소극장 공연이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작품. 바로 <헤드윅>이다.
<헤드윅>은 2002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으나 극장 개봉에서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골수 팬들이 생겨나면서 팬들의 기념상영, 공연 등이 이어질 정도로 엄청난 마니아들을 확보하고 있다.
헤드윅, 전세계 뮤지컬 역사상 가장 강렬하고 기발한 캐릭터
성전환 수술에 실패하여 1인치의 '그것'을 가진 주인공 '헤드윅'은 20세기의 화두를 온 몸으로 거친다. 90년대 독일 통일과 미국 이민 등 거센 사회 변동의 시기에 헤드윅은 성 정체성과 사랑, 개인적 삶에 온갖 사회 문제를 투영한다.
<헤드윅>은 94년 뉴욕의 조그마한 록 클럽에서 시작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전세계 70여국에서 공연되었거나 현재도 공연되고 있다. 이후 영화로 만들어져 더욱 대중적 인기를 확보했다.
이제 전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에 달하는 뮤지컬 팬뿐만 아니라 록 음악 팬, 영화팬들의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일컬어질 정도가 되었다.
진정한 록 음악을 선보이는 음악사적인 뮤지컬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음악이 가미되어 있었던 만큼 <헤드윅>은 음악적으로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것은 데이빗 보위, 이기팝 등 전설적인 록 가수의 계보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기도 하다.
록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는 잡지 <롤링스톤>은 뮤지컬 <헤드윅>의 음악을 가리켜 "그 긴 보잘 것 없는 록 뮤지컬의 역사 속에서 뮤지컬 헤드윅은 진정한 록을 선보이는 최초의 뮤지컬이다"라고 평가해 <헤드윅>의 음악에 음악사적 가치를 부여하기도 했을 정도.
특히 '오리진 오브 러브(Origin of Love)', '위그 인 어 박스(Wig in a Box)', '위키드 리틀 타운(Wicked Little Town)', '티어 미 다운(Tear me down)' 등의 힘차면서도 감성적인 곡은 록 공연장에서도 자주 연주되는 정통 록음악이기도 하다.
뮤지컬 <헤드윅>, 드디어 한국 상륙
이 독특한 작품이 드디어 4월 서울 무대에 오른다. 국내팬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 될 이 공연은 오는 4월 12일부터 석 달 동안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공연될 예정.
<헤드윅>의 한국 공연 소식에 세계 각국 프로덕션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으며, 벌써부터 한국의 헤드윅은 누가 될 것인지, 오디션은 언제인지 문의를 해오고 있을 정도라고.
특히 <헤드윅>이라는 뮤지컬의 특성상 누가 헤드윅을 맡느냐는 매우 큰 관심사. 독특한 분위기와 함께 연기와 노래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헤드윅은 전세계 70개 도시에서 공연하는 동안 다양하고 독특한 해석을 낳았고, 각 도시별로 누가 헤드윅 역을 맡느냐가 항상 큰 관심사가 되어왔다. 또 나라에 따라 다양한 헤드윅이 탄생했다.
<헤드윅>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팬들 역시 한국의 1대 헤드윅이 과연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주인공 헤드윅은 공개 모집을 통해 오는 31일 공개로 오디션을 치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자는 1대 헤드헤즈(hedheads/<헤드윅> 마니아 모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