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구공탄 막창' 입구
'구공탄 막창' 입구 ⓒ 문동섭
상호에서도 짐작하시겠지만 이 집의 첫 번째 특징은 '연탄불'에 막창을 굽는다는 것입니다. 보통 다른 막창식당들은 숯불을 사용합니다. 막창을 숯불에 굽다보면 쉽게 타거나 그을음이 많이 생깁니다. 그러나 연탄은 온도가 일정하기 때문에 막창이 골고루 익을 뿐 아니라 불이 은은하여 그을음도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또한 연탄불이 주는 정겨운 향수로 인해 막창 맛이 더 구수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연탄불'에 노릇노릇 잘 구어진 '막창'
'연탄불'에 노릇노릇 잘 구어진 '막창' ⓒ 문동섭
이 막창은 삼겹살이나 갈비처럼 쌈장이나 기름장 혹은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 먹지 않습니다. 막창만을 위한 특제소스가 있습니다. 이 특제소스는 된장, 고추장, 사이다 그 외에 비밀 양념들을 섞어서 만든다고 합니다. 이 특제소스에 매운 청량고추와 향긋한 실파를 다져서 넣으면 막창 양념장이 완성이 됩니다(다른 지역에 막창식당이 없는 이유가 이 특제소스 만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왼쪽이 막창만을 위한 특수한 양념장, 오른쪽이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절인 양파
왼쪽이 막창만을 위한 특수한 양념장, 오른쪽이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절인 양파 ⓒ 문동섭
'노릇노릇' 잘 구워진 막창을 이 양념장에 찍어서 먹으면 쫄깃하고, 고소, 매콤함이 어우러진 그 맛에 자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됩니다. 또 '아삭아삭'하고 달달한 배추에 싸서 먹거나, 고추냉이를 살짝 푼 간장에 절인 양파와 함께 먹어도 맛이 그만입니다.

이집의 또 하나의 특징은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구워 먹던 불량식품의 대명사 '쫄쫄이'를 서비스로 준다는 것입니다.

막창 기름이 살짝 발린 '쫄쫄이'
막창 기름이 살짝 발린 '쫄쫄이' ⓒ 문동섭
막창 기름이 살짝 발린 '쫄쫄이'를 연탄불에 구워서 먹으면 자연스럽게 어릴 적 추억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담들을 하나둘씩 꺼내놓기 시작하면 술자리는 이내 웃음꽃이 만발해집니다.

그리고 '구공탄 막창'에는 '막창'과 더불어 또 하나 자신 있게 내놓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돼지목살'입니다. 이 목살은 국산돼지 생고기로 두께가 장난이 아닙니다.

육즙이 살짝 배어 나온 두툼한 '돼지목살'
육즙이 살짝 배어 나온 두툼한 '돼지목살' ⓒ 문동섭
두툼한 목살을 '큼직큼직'하게 잘라서 센 불에 초벌구이를 합니다. 보기 좋게 초벌구이가 돼서 나온 목살을 다시 연탄불에 은은하게 구우면 육즙이 살짝 배어나옵니다. 두툼한 목살을 참기름과 쌈장을 섞어서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꼭 스테이크와 같이 풍성한 맛이 느껴집니다.

본 메뉴를 먹었으니 이제 마무리를 할 차례입니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맵싸하고 칼칼한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맵싸하고 칼칼한 '된장찌개' ⓒ 문동섭
배가 좀 부르더라도 이 집의 된장찌개는 꼭 맛봐야 합니다. 된장에 두 가지 종류의 고춧가루를 넣고, 청량고추와 새 송이버섯을 넣고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는 맵싸하고 칼칼한 그 맛이 일품입니다. 이 된장을 뜨끈한 밥에 몇 숟가락 퍼서 '쓱쓱' 비빈 후 '새콤달콤' 맛이 든 김치를 얹어서 먹으면 구수한 그 맛에 밥 한공기가 금세 뚝딱입니다.

뜨끈한 밥에 된장을 넣고 '쓱쓱' 비빈 후 맛이 든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뜨끈한 밥에 된장을 넣고 '쓱쓱' 비빈 후 맛이 든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 문동섭
이 '구공탄 막창'은 아버지와 젊은 아들이 함께 운영하는 테이블이 5개 정도의 작은 식당입니다. 식당 자체에서 풍겨지는 구수함도 구수함이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일하면서 주고받는 경상도 특유의 퉁명스러운 듯하지만 정이 듬뿍 담긴 대화 역시 참 구수하고 정겹습니다.

춥고 스산한 퇴근길, 그동안 소원했던 벗들과 고소한 막창과 향수를 안주삼아 소주잔 기울이며 이 겨울의 추위를 한 번 녹여보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