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부지법 이정렬 판사. ⓒ
서울 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13일 종교적인 이유로 입대를 거부해 구속기소된 황아무개(21)씨의 보석 신청을 허가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복무 입법안이 제정될 때까지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허가 사유.
이 판사는 황씨의 변호인이 "당정이 대체복무를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에서 법개정이 이뤄지면 무죄가 될 수 있는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신청한 보석에 대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이 판사는 "황씨 측이 병역법 개정안이 입법될 때까지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하면 최대한 피고인측의 입장을 감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씨는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지난 1월 14일 구속기소됐다.
한편 이 판사(사법시험 33회)는 지난 2004년 5월 21일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서 병역소집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오아무개씨 등 3명에 대해 "병역법상 입영 또는 소집을 거부하는 행위가 오직 양심상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 헌법상 보호해야할 양심의 자유에 속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이 판사의 판결은 그동안의 판례를 깨고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한 것이었으며, 사법부에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나아가 사회전반에 대체복무에 대한 논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해 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의 1.5배인 36개월을 사회복지요원으로 근무하게 하고, 이를 빙자해 병역을 기피하다가 적발되면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