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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6일, 101일간 지속되어 왔던 뮤지컬 ‘모스키토 2004’가 막을 내렸다. ‘모스키토 2004’는 청소년의 현실을 가장 잘 반영했던 작품이었고 많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 인터뷰에 응한 배근영(좌), 신성록(우)씨.
ⓒ 김선경
이 작품은 8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그 때의 시기마다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을 이야기 하며 풍자한 작품이다. 1997년, 1999년, 2000년, 2004년, ‘모스키토’는 변화 발전하며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준 뮤지컬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이 뮤지컬의 마지막은 무척 아쉽게 다가온다. 당분간 한국의 뮤지컬과 연극에서도 청소년을 이야기한 작품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스키토에서 꿈꿨던 것은 청소년들의 정치참여와 깨끗한 선거였다.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시민들의 요구에는 뒷전인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였다. 이 작품은 청소년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거권 획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했다.

작품 속에서 정치자금 유입이 점점 더 어려워진 각 정당들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심한 자금 압박을 느끼자 선거권자에게 지급되는 국가보조금 관련 조항을 노리고 중학생 이상에게 선거권을 주기로 전격 합의한다. 결국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 백암아트홀 입구에 선 필자(좌)와 김종민 대표(우)
ⓒ 김지훈
우리의 현실은 이것보다 못하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정치참여 18세 선거권 낮추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연대회의가 있다. 20개 이상 단체가 연대하고 있는 ‘18세 선거권 낮추기 공동 연대’가 바로 그것.

이번에 신정현씨에 이어 새롭게 이 연대의 대표를 맡은 김종민씨와 마지막 날 모스키토 현장을 다녀오게 되었다. 연극과 현실에서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노력한 주인공들과의 만남은 정말 새로웠다.

다음은 모스키토당의 총재인 사오정 역할을 맡은 신성록씨와 반장역할과 오정 엄마 역할을 한 배근영씨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김선경="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네요.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으며 뮤지컬이 이어졌는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오정엄마와 반장 역할을 맡은 배근영씨
ⓒ 김지훈
배근영="'자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학교라는 공간에 갇혀 사는 친구들이 선거를 통해 자유를 실현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한국 현실에 맞고 또 그것을 반영해서 좋았을 거에요. 그러나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해서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또 청소년들이 이런 문화공연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잖아요. 많은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얻어 갈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지만 입시위주의 학교 속에서는 이런 문화생활은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로 오는 관객들이 많았는데 많은 부분 즐기면서 간 것 같아 좋았어요."

김선경="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궁금합니다."

신성록="'사람답게 살고 싶어'라는 노랫말이 있을 때, 여고생들이 환호를 외쳤어요. 관객들이 우리의 연극 속에 빠져 들었구나 생각했죠. 관객과 하나가 된 느낌일 때 가장 행복하고 좋은 것 같아요. 우리의 연극이 우리의 연기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과의 호흡을 통해 함께 만들어진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 모스키토당 총재, 사오정 역할을 맡은 신성록씨
ⓒ 김지훈
김선경="저와 함께 온 김종민씨는 현재‘18세선거권낮추기공동연대’ 대표를 맡고 계세요. 연극 내용을 현실로 만드는 노력을 하고 계신 청소년들이 이렇게 있어요. 18세 선거권 낮추기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배근영="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나이는 먹었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는 않아요. 나이 드신 어른 분들 중에도 정치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 많죠. 이런 어른들보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선거권을 얻고 참여하게 된다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해요."

김선경="공연 시간이 임박해 있군요. 마지막 질문을 끝으로 인사말을 대신하겠습니다. 무척 좋은 공연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끝으로 이 기사를 보게 될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배근영="먼 미래를 내다보고 이런 일을 하시는 김종민씨와 같은 청소년들을 바라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사회에서 무얼 해낼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신성록="청소년기에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한 친구들이 많죠. 꿈이 있으신 분은 그 꿈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을 하세요.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카타르시스가 올 것이니까요."

배우들과 인터뷰를 마친 뒤 분장실에서 나와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을 만나 공연에 대한 생각과 오게 된 동기 등을 묻게 되었다.

▲ 인터뷰에 응하는 명일여고 학생들
ⓒ 김지훈
친구의 소개로 공연을 오게 되었다는 명일여고 2학년 김하나 학생과 박선영 학생은 18세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입시제도 속에 선거권을 준다고 하여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것.

반면, 모스키토를 5번 넘게 보았다고 말한 서유미 학생은 청소년은 입시제도 때문에 이런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없다면서 선거권이 주어진다면 꼭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에서 자신과 상관없다고 느끼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만약 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다면 꼭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 말했다.

▲ 공연을 보러 온 명일여고 학생들.
ⓒ 김지훈
명일여고 학생 8명을 대상으로 18세 선거권 찬반여부를 묻자 찬성 4표, 반대 4표가 나왔다. 얼떨결에 취재에 나서게 된 김종민씨는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알려내는 일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연이 끝나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관객들
ⓒ 김선경
이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웠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공연장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김군은 공연을 더 일찍 봤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군은 공연을 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며 앞으로 18세 선거권 낮추기 운동을 지켜봐 달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모스키토2004>는?

모스키토는 모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모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정치에 대한 연극이다. 고등학생들이 정당을 만들어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들이 이름 지은 당의 이름이 ‘모스키토’당이다.

학교 교실에서만 끝났던 정치에 대한 공부와 사회에 대한 인식,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만, 이 모든 것이 선거권을 얻으면서 사회에 쏟아져 나오게 된다.

그리고 정치는 높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닌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스키토 당은 청소년 정당으로 사회의 지지를 받아내며 집권의 꿈을 이어나가려 하지만 권력을 가지고 있던 세력들에 의하여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그들의 꿈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스키토 당을 지지하는 것을 알고는 싸움에서 이겼다고 말한다. / 김선경

덧붙이는 글 | www.1318virus.net에도 실릴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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