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23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고궁 내 5공 군사시설 사진을 제시하며 건물 철거를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창덕궁 등 서울시내 고궁 안에 있는 5공시절 군사시설이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양재열 대통령 경호실 차장은 서울시내 고궁에 설치돼 있는 군사시설(철탑)에 대해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와 시설 효용성 문제 등 실무협의를 검토하고 있고 단계적으로 조치하겠다"며 "2∼3년은 소요되겠지만 가급적 빨리 결말을 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실은 전두환 정권 시기인 지난 1987년 공중기습공격에 대비한 경호를 위한 철탑을 서울 시내 고궁마다 4개씩 설치했고, 수방사에서 이를 위임받아 관리해 왔다.

이날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관련 사진자료 등을 제시하며 "20년 전 재래식 작전개념으로 설치한 시설이 유효하냐"며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하면서까지 이 철탑을 유지해야 한다면 경호업무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추궁해 이같은 답변을 이끌어냈다.

심 의원이 이날 공개한 사진들은 창덕궁 안에서도 가장 비경으로 꼽히는 후원의 옥류천 근처에서 촬영된 것. 다른 사진 한 장은 창경궁 담장 밖에서 찍은 것이어서 궁내 군사시설이 궁밖에서까지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시설들은 높이가 10m 이상의 철탑으로 주변 잔디밭이나 궁궐건물에 어울리지 않아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진으로 공개된 창덕궁은 물론 경복궁, 창경, 종묘 등에도 이같은 철탑이 설치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미 등록된 창덕궁과 종묘와 조선왕궁 5개를 묶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이미 몇 차례 시설 철거와 이전을 요청한 바 있다.

심 의원은 "경호실에서는 문화재청이나 국방부로부터 협의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고 수방사는 경호실에 물어보라고 하면서 서로 떠미는 사이에 세계에 뽐낼만한 문화유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 창덕궁 내에서도 비경으로 꼽히는 후원 옥류천 근처에 설치된 첨탑
ⓒ 심상정 의원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