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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그림
겉그림 ⓒ 웅진닷컴
그 중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은 어머니의 생신 날 색다른 나들이로 가족들이 미술관에 가게된 이야기를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곁들여 작가 특유의 위트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우리는 기차를 타고 큰 도시로 나가서 한참 동안 걸어갔습니다. 마침 텔레비전에서 중요한 스포츠 경기를 할 시간이었기 때문에, 나는 아빠랑 형이 외출하기 싫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형은 내내 나한테 발로 딴죽을 거는 장난을 쳤고, 아빠는 몇 마디 농담을 했어요.

앤서니 브라운은 가족의 막내인 '나'의 1인칭 관점으로 미술관에 가기까지 심드렁한 가족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심드렁한 가족이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가족 구성원마다 저마다 느끼고 상상하는 것들을 이야기 하면서 서로 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참 으리으리한 건물이었어요. 나는 조금 긴장이 되었고, 형이랑 아빠도 조용해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지만.

여느 가족과 다름없이 주인공의 가족은 미술관 앞에서 긴장을 하고 조용해진다. 그러나 막상 작품을 감상하자 호기심이 발동하고 '이건 뭘 말하는 것일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갖은 상상력을 하게 되고 이내 가족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본문 그림 1
본문 그림 1 ⓒ 웅진 닷컴
<오거스터스 에그 '과거와 현재'를 보면서>

엄마가 어느 가족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물었어요.
"이거 보니까 우리가 아는 누구네 집이 생각나지 않니?"
엄마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어요. 엄마는 그림 속의 아버지가, 다른 남자가 자기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쥐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림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찾아보았습니다.

<존 싱글톤 코플리 '퍼슨 소령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는 옆방으로 갔습니다. "이것 봐. 멋지다!" 형이 소리쳤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우리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봐. 어떻겠어?" 엄마가 말했어요.

<피터 블레이크의 '만남 또는 좋은 하루 되세요, 호크니 씨'를 보면서>

"너희들 자기 아빠랑 이름이 같은 아이 이야기 알아?" 아빠가 물었어요.
"몰라요." 내가 대답했지요.
"그 애 이름이 '아빠' 래!" 아빠가 말했어요.
잠깐 썰렁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빠를 쏙 빼닮은 남자의 그림을 보고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본문 그림 2
본문 그림 2 ⓒ 웅진닷컴
주인공은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엄마 아빠와 이야기도 나누고 나중에 아빠의 썰렁한 농담에 형과 궁시렁 대는 일도 없어졌다. 미술관에 들어가기는 어려웠으나 미술관을 나오는 길에는 가족 모두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는 다시 기차역으로 걸어갔습니다. 모두 다 기분이 좋아졌어요. 기차역에 도착하자 아빠가 물었습니다.
"베트맨과 로빈이 차에 타기 전에 배트맨이 로빈에게 뭐라고 했게?"
"그거 재미있네요. 배트맨이 차에 타기 전에 로빈에게 정말 뭐라고 했어요?"
엄마가 말했지요.
"로빈, 타!" 아빠가 대답했어요.
"얘들아, 타!" 엄마도 말했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최대한 높여 작품을 감상하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 마음가짐이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이 그림책은 미술관과 상관 없을 것 같은 가족을 통해 유쾌하게 그려낸 것이다.

행복한 미술관, 우리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자.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서애경 옮김, 웅진주니어(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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