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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과 군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 공군이 지난 수십년동안 군산 '직도'를 폭격훈련장으로 '불법'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매향리 쿠니 사격장의 직도 이전 방침에 대해 지역 주민과 어민들, 전북지역 내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전북도, 전북도의회 등 자치단체들마저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직도 사격장의 완전 폐쇄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8일 전북경찰청에서는 전북통일연대와 전북민중연대회의, 군산 미군기지 우리땅 찾기 시민모임 등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수년간 군산 직도를 공군폭격장으로 불법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방부와 산림청에 직도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해 검토한 결과, 직도는 산림청이 86년에 소유권 등기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1년부터 현재까지 국방부가 관련 기관과 아무런 협의 없이 직도를 한·미 공군의 폭격훈련장으로 사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가 산림청 소유 토지를 허가 없이 불법 사용하면서 현지 주민과 어민들은 이유 없이 어장이 풍부했던 직도 인근에서 쫓겨났으며 어장은 황폐화됐다"고 주장했다.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에 속한 무인도인 직도(말도리 산145번지)는 여의도 1.2배 면적인 임야 10만3722㎡(약 3만1376평) 규모로 지난 1986년 산림청으로 소유권 보존등기가 났다. 따라서 국방부가 직도를 폭격 훈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정경제부를 거쳐 국유지 소유권 관리전환을 하거나 산림청의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데 그동안 이러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사용해 온 셈이다.

다만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는 섬은 직도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소피도(말도리 산144번지)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면적은 직도의 10분의 1 크기인 약 1만4700㎡로 1982년 4월에 소유권 등기가 됐다.

이에 대해 이날 산림청 서부지청 산하 정읍국유림관리소도 "국방부가 산림청 소유인 직도를 허가 없이 20여년 동안 사격장으로 사용했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현지 조사를 벌여 국방부에 즉시 사용중지를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정읍국유림관리소는 "향후 국방부가 사용허가를 신청한다고 해도 지역정서를 감안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국방부가 수십년 동안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직도를 사격장으로 불법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지역주민들은 "국방부가 불법으로 직도 사격장을 사용한 것도 모자라 여기에 미군까지 합세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아울러 전북도와 군산시 등 자치단체들도 "직도 사격장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직도 사격장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면서 "어민과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서해안 관광벨트화 사업추진에도 걸림돌이 되는 주한미군 사격장의 직도 이전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003년에 산림청 김제지사에서 무단사용 토지 자체용역 결과를 공군에 통보해온 일이 있는데, 이 당시 직도 사격장과 관련된 옥도면 말도리 산145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서 "무단사용이라면 조만간 국유림 무상사용 신청을 내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직도 사격장 완전폐쇄와 어장의 원상복구, 국방부 장관 및 산림청장의 명확한 해명, 미군 폭격연습장 직도 이전 계획 철회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에 불법 토지사용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고 주민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17일 군산시의회 이건선, 윤요섭 의원 등 2명이 22일부터 직도로 들어가 "죽을 각오로 무기한 농성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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