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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비둘기가 집을 짓다가 사람이 접근하자 짐짓 딴전을 핀다.
수컷 비둘기가 집을 짓다가 사람이 접근하자 짐짓 딴전을 핀다. ⓒ 양동정
암컷인 듯한 녀석은 아직도 공사 중인 둥지에 벌써 알을 낳으려는지 자리를 틀고 앉아 있고 수컷인 듯한 녀석은 계속 잔가지를 물어다가 집을 짓고 있다.

새로 만들고 있는 둥지에서 알을 품다 카메라 플래시에 놀란 암컷 비둘기
새로 만들고 있는 둥지에서 알을 품다 카메라 플래시에 놀란 암컷 비둘기 ⓒ 양동정
그런데 이 소나무가 하루에도 수십 명이 드나들면서 차량이 주차하는 동네 체육시설 화장실 앞에 위치하고 있어 새 중에 영민하기로 소문난 이들 산비둘기 부부가 무난히 새끼를 쳐서 가족을 늘릴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습지에 개구리알 지천

송파구 방이동 생태습지와 강동구 둔촌동 습지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생태보전 습지로 지정할 당시 세계적인 희귀 동식물로 분류되는 금개구리의 서식지였다고 한다.

이런 방이동 생태보전구역 역시 필자가 찾은 날 봄맞이를 위한 조용한 용틀임이 일고 있었다. 우선 고인 물이어서 깨끗해 보이지는 않으나 모든 새 생명이 약동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름 모를 각종 조류들의 재잘거림을 원 없이 들을 수 있다.

습지 곳곳에 산란되어 부화 중인 있는 개구리알
습지 곳곳에 산란되어 부화 중인 있는 개구리알 ⓒ 양동정
또한 늪 속에는 개구리 알들이 수없이 산란돼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과연 이곳에서 서식하다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금개구리 알이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금개구리는 희귀종으로 남한의 서남부에 산재하지만 매우 드물게 발견되며 논가의 웅덩이 등이 관개수로의 개발과 경지 개량으로 없어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농약 살포로 먹이가 부족해 집단 크기 감소에 크게 작용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곳 방이동 생태보존지구를 지정할 당시 금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등 금개구리 서식지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지정된 곳인 만큼 이렇게 많은 개구리알이 산란되어 있으니 금개구리의 금의환향을 기대해 봄직도 하지 않은가.

개구리알(이것이 금개구리였으면 좋겠다)
개구리알(이것이 금개구리였으면 좋겠다) ⓒ 양동정
이들이 과연 무슨 개구리알인지 확인은 어려우나 이 중에 멸종위기 동물인 금개구리의 알이 있으면 좋겠다. 금개구리가 아닌 논개구리나, 북방산개구리면 어떠하리.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산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알을 까고. 개구리 알이 부화되고 있다는 것이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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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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