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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근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16일 오전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통과와 관련해 자매결연 파기 등 단교를 선언하고 있다.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16일 오전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통과와 관련해 자매결연 파기 등 단교를 선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독도 관할권을 갖고 있는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최근 사이버독도(www.dokdo.go.kr) 주민 등 네티즌에게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경북도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독도에 가입한 주민 등 네티즌 4만여명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이 지사가 직접 작성한 이메일 전문은 독도를 사랑해주는 네티즌에 대한 감사와 독도를 화해와 상생의 섬으로 만들자는 호소를 담고 있다.

이메일에서 이 지사는 "최근 일부 외신들이 '독도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한·일관계가 냉각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은 있을 수 없고 단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시비걸기'만이 있을 뿐"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지사는 "동해바다 어디에도 '다케시마'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 점을 전 세계인들이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요즘 저의 메일함과 경북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전국 각지로부터 온 독도지키기 의견들로 넘쳐나고 있다"면서 "모두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하나같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또 이 지사는 "독도를 '화합과 상생의 섬'으로 만들고 샆다"면서 "지역·세대·빈부를 초월해 국민들이 독도만 생각하면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나아가 전 세계인의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독도가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지사는 "네티즌들이 전 세계인과 독도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면서 "기상여건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독도 땅을 직접 밟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이의근 지사이 네티즌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이다.

독도를 사랑하고 지키는 모든 분들께

강원도 인근에 큰 불이 나서 국민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지난 4월5일, 일본은 또 다시 교과서 왜곡이라는 낡은 칼날로 독도에 생채기를 내려고 했습니다. 저는 우리 지역에 산불이 날까 종일 경계하면서도 가슴속에는 큰 불덩이가 치솟는 것을 억누를 수 없더군요. 다음날 그들의 교과서 왜곡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수정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분노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에서 이 글을 씁니다.

존경하는 독도지킴이 여러분

우리나라에는 모두 3,200여개의 섬이 있다고 합니다. 독도는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독도는 우리 민족에게 단지 ‘섬 하나’가 아닐 것입니다. 특히나 요즘은 독도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의 크기가 어쩌면 다른 섬들에 대한 사랑을 합한 것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 국민이 ‘독도지킴이’가 되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근 일부 외신들은 ‘독도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한·일관계가 냉각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견해는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단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시비걸기’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것도 100년이 넘는 동안 계속되어 온 시비입니다. 동해바다 어디에도 ‘다케시마’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전 세계인들이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독도지킴이 여러분

저는 지난 3월 19일날 세번째로 독도를 만나고 왔습니다. 여전히 의연하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더군요. 독도를 지키고 있는 경비대원들의 믿음직한 손도 잡아 보았습니다. 함께 간 전문가들은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고, 독도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거운 고민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요즘 저의 메일함과 우리 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전국 각지로부터 온 독도지키기에 관한 의견들이 넘쳐납니다. 지금 당장 추진하고 싶을만큼 좋은 의견도 있고, 좀 무리다 싶은 것도 있습니다. 독도를 개발하는 것과 지금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두고 뜨거운 논쟁도 벌어집니다. 모두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하나같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경상북도는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차근차근 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혹여 잘 한다고 하는 이런 일들이 독도의 원형을 훼손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경북도의 독도 정책 중 최우선은 ‘원형보존’입니다.

실제 우리 도가 독도에 하고자 하는 일은 주변 해역에 대한 연구와 독도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드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사업으로 한정된 것입니다. 그 이외의 사업들은 주로 울릉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독도에 오시는 분들은 어차피 울릉도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을테니 숙박과 교통에 불편이 없도록 해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독도지킴이 여러분

최근 동북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모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어렵고 깊은 고민이 필요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어 마치 농무(濃霧)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때에 경상북도 지사로서 제가 느끼는 책임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슈의 한 부분을 독도가 차지하고 있고, 독도를 관할하는 우리 경북도의 정책이 동북아에 적지 않는 파장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중을 거듭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저는 지난 15년간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온 일본의 시마네현과 교류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기 때문입니다만,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교류중단이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이해해 주셔서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시마네현과의 교류중단이 너무 부각되다 보니, 우리 경북도가 그동안 기울여 온 국제교류의 노력들이 일시적으로나마 묻혀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경상북도는 지방차원의 국제 교류에 정말 남다른 정성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미주, 유럽,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동북아는 가장 신경을 써 온 지역입니다. 질곡의 역사가 이어진 동북아가 앞으로 공동 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지방에서 그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도가 주도해 1996년에 창설한 ‘동북아자치단체연합’도 이제는 한국, 중국, 북한, 러시아, 몽골, 일본의 40개 자치단체가 가입해 있는 명실상부한 동북아 교류의 허브 기구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는 5월 포항에 상설사무국이 문을 열면 각 국의 사람들은 공동의 어젠더를 찾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정책들을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정과 신뢰가 다져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독도지킴이 여러분

우리 도가 운영하는 ‘사이버 독도’ 홈페이지(www.dokdo.go.kr)에는 독도마을이 있습니다. 한적하던 이 마을이 요즘 전입신고 받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벌써 5,000명이 넘는 분들이 독도 주민이 되셨습니다. 네트즌 여러분의 힘으로 독도를 전 세계인과 연결시켜 나가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독도를 ‘화합과 상생의 섬’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 세대, 빈부를 초월하여 우리 국민들이 독도만 생각하면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전 세계인들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독도를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독도땅을 직접 밟아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독도 입도의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은 기대보다 훨씬 적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기상이 좋은 날이 1년에 40일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혹여 독도를 만나는 것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너무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독도는 그 바위를 깨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틀림없는 우리땅으로 언제까지나 동해바다를 지키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365일 모두가 ‘독도의 날’입니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독도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5. 4.
이 의 근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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