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을 따라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한참-생각보다 멀었다-을 가니 악양루 입구의 표지판이 음식점 표지판과 함께 길가에 딱 붙어 있어 찾기는 쉬웠다. 대산면에서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표지판을 보고 들어가려면 U턴 하듯이 차를 빙~ 돌려야 한다.
주차장에 들어서면 악양루를 찾아온다는 것이 잘못하여 음식점을 찾아온 것으로 착각을 할 정도로 악양루(경상남도 지정 기념물)라는 기분은 전혀 나지 않는다. 아무튼 악양루 입구에는 '악양루 가든'의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에는 문제가 없었다. 우연히 가는 길이 아니고 일부러 찾아가 보려면 대산면에서 산길을 돌아서 가는 것 보다는 법수면 쪽에서 곧장 가면 훨씬 쉬울 것이다.
주차장에서 음식점 뒤 함안천 옆의 오솔길로 5분 쯤 들어가면 절벽이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정도의 높지 않은 바위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정자 하나가 걸려 있다. 남강과 낙동강의 함안천의 합류지점으로 지금 보아도 예전의 풍류가들을 기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자리에 지어져 있었다.
악양루(岳陽樓)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9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행정구역으로 본다면 경상남도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에 위치하고 있다. 악양루는 악양마을 북쪽 절벽에 있는 정자로, 조선 철종 때인 1857년에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정자 아래로 남강이 흐르고 앞으로는 법수면의 넓은 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뛰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의 정자는 한국전쟁 후 복원하고 또 1963년에 고쳐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자의 모양새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옆에서 볼 때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을 올렸다. 이곳의 풍광이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에 비길만하다 하여 악양루라 지었다고 전한다. 옛날에는 기두헌(奇斗軒)이라는 현판이 있었다고 전하여지나, 악양루(岳陽樓)라 쓰인 지금의 현판은 청남 오재봉(吳齋峯)의 글씨이다.
단지, 악양루에 오르기 위해 일정을 짜서 200리 이상의 길을 찾아오기엔 망설여지는 걸음이겠지만 함안군을 지나가는 길이라면 일부러라도 둘러보면 횡재한 기분이 들 것이다. 왜냐하면 악양루에 올라보면 그 풍광에 누구라도 반나절은 앉아서 눈을 즐겁게 하고 반나절은 누워서 몸을 즐겁게 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또 악양루 바로 옆의 옛 악양 나루터 자리에는 '처녀 뱃사공' 노래비가 있다. 악양루와 대산교 사이에 있는 이 노래비는 1953년 9월 유랑극장 단장이던 윤부길(가수 윤복희씨의 부친)씨가 함안 가야장의 공연을 마치고 대산장으로 가려고 악양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타고 함안천을 건너던 중 그 뱃사공들이, 군 입대한 오빠를 대신하여 교대로 노를 젓는 처녀들(박말순 당시 23세. 박정숙 18세)이라 윤단장은 이 처녀들의 사연을 듣고 '처녀 뱃사공' 노랫말을 짓고 이 노랫말에 한복남씨가 곡을 붙이고 1959년 가수 황정자씨가 노래를 불러 60년대 온 국민의 애창곡으로 사랑을 받았다.
이 노래와 악양 나루터를 기리기 위해 2000년 10월2일 옛 악양 나루터 근처에 노래비를 세우고 앞면에는 노래 가사를, 뒷면에는 노래 탄생의 배경을 기록해 놓았다.
덧붙이는 글 | *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함안나들목을 나가서 바로 만나는 1011번 지방도로에서 좌회전하여 달리면 악양마을이 나온다. 함안천과 남강이 만나는 곳의 절벽 바위 위에 악양루가 있으며 인근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