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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30일 오후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개최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경제분야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하반기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가깝겠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 성장률은 5%가 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침체에 대한 예견일까. 정치권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대한 경고일까. 한덕수 재정경제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30일 오후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올해 성장률 5% 목표를 사실상 포기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같은날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 밀레니엄 포럼에서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5%가 안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날 자신의 발언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경제부처 내 대표적 낙관론자의 입을 통해 5% 성장 포기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적지 않을 것 같다.

"성장률 재조정은 이르다"던 한 부총리의 태도가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25일부터다. 그는 이날 동북아금융중심 세미나에서 "5% 성장 목표를 달성하도록 최대한 노력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현실에 맞도록 성장률 전망을 조정하겠다"며 성장률 재조정 의사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그 뒤 30일 한국 경제 밀레니엄 포럼과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백기를 든 것이다.

자신감이 충만했던 그가 왜 올해 성장률 5% 포기론자로 돌아섰을까.

이는 "2분기도 1분기(2.7%)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하거나 조금 나은 정도일 것"이라는 그의 성장률 전망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의 말대로 상반기 성장률이 3% 정도에 머무른다면 하반기에는 7% 이상의 성장이 이뤄져야 5% 성장률 목표가 달성된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출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대대적인 종합투자계획 프로그램이 가동되더라도 7% 달성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재경부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하반기 성장률은 좀더 잠재성장률에 가깝겠지만…"이라며 하반기 성장률도 5% 내외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그렇다고 내수가 성장률을 떠받쳐주고 있는 환경도 아니다. 지난 1/4분기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9%에 불과했다.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떨어진 수치다. "2005년은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0%에 가까운 대신 소비가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던 이헌재 전 부총리의 전망을 돌이켜볼 때 내수 회복수준은 매우 더딘 편이다.

경제양극화가가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획기적으로 제고되기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겉도는 신불자 구제대책, 비정규직 확대도 내수 회복을 발목잡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처럼 인위적인 경기부양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터여서 좀처럼 대안을 내놓기도 어렵다.

이러한 불투명한 경제여건 등을 근거로 한 부총리는 "현 단계에서 경제시스템의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경우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성훈 경실련 공동대표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요한 것은 5% 성장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그리고 질적인 성장"이라며 "이제는 소외계층과 약자를 고려하는 경제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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