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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담
때론 달콤하기도 하면서 때론 그 무엇보다도 쌉쌀한 맛을 내는 청춘. 그 청춘시절로 돌아가겠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청춘은 행복했던 추억과 함께 가슴 찡한 그 무엇을 겪어야만 하는 시기 때문이다. 그런 청춘을 특유의 입담으로 치료해주는 해결사 '무규칙이종예술가'라 자청하는 김형태는 말한다.

"서류전형에서 자꾸 떨어진다고 불평만 하면 뭐합니까? 판에 박힌 자기소개서 대신 등반 경험을 적는다면 끈기나 인내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뭐든지 긍정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는 청춘시절에 느낀 쓰디쓴 고통과 고뇌를 단 번에 해결해준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담사례를 모은 책 <이태백에게 드리는 글>로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 직업에 관한 50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것이 청춘이다. 그 청춘의 시기에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이 된 그들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좌절하고 다시 희망을 품으며 살아간다. 그것이 청춘의 삶이다. 이 점을 김형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지금 이 땅의 청춘들은 현실과 이상뿐만 아니라 그들이 처해진 상황은 그 어느 때 보다 가혹하다. 그건 경제의 침체로 인한 청년실업 50만 돌파, 일자리가 없어 취직을 하지 못한 청춘들이 대다수다. TV에서는 3D업종을 기피하며 쉽게 돈을 벌려 한다지만 막상 자신들이 그것을 해보라 한다면 모두가 손을 젓는다. 이율배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이 이태백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사람들은 세대 차를 말하지만, 정작 철저히 소외된 부류는 청년실업 50만이라는 사상초유의 실업난을 겪고 있는 새파란 청춘들이다. 이들은 직업만 없는 것이 아니라 싸가지도 없고, 희망도 없고, 미래도 희박하다. 게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눠줄 어른도, 예상문제와 자격증 얘기 말고 진짜 인생 이야기를 해줄 선생님도 없어 무섭고, 불안하고, 외롭고, 답답하다. 아무쪼록, 이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 때로 길을 묻고 싶은 선배 하나가 필요하다고 여겨질 때 요긴한 책이 되길 희망한다. - 서문 중에서


이런 그들에게 이 책은 해결책을 떠나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준다. 가수이자 설치미술가, 그리고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면서 문화의 주요한 향수계층인 청소년들과 20대들을 가까이서 보아온 그에게 끝 모를 청년실업시대의 희생자인 그들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지난해 11월 개인 홈페이지를 연 뒤 그는 20대들과 더욱 진솔하게 소통하게 됐다. 그가 홈에서 만난 20대들은 '재수없이' 취업대란 시대에 태어난 희생자들인 동시에 소비문화에 길들여진 채 몽상만 일삼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기도 했다. 그래서는 그는 그들의 상담역이 되어보고자 나섰다.

한 방문객의 고민스런 질문에 정성껏 답글을 올렸고, 이후 상담 요청은 줄을 이었다. 특유의 직설적이고 명쾌한 화법으로 20대들이 갖는 고민의 본질을 꿰뚫는 '김형태표 카운슬링'은 순식간에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최근 <너, 외롭구나>란 책이 출간 된 것은 또 다시 이 시대의 이태백을 대변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불확실한 미래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현실에 막막해하며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 큰 힘과 위로를 제공한다. 저자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단지 의지가 약해서 힘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들에게 꿈이 있다면 동경하는 삶을 만들어가고, 희망이 있다면 지금 힘든 일은 얼마든지 견디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전달방식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마음을 울리는 진정한 위로와 힘을 안겨준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과의 차별성이 있다면, 저자의 다섯 편의 새로운 칼럼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청년실업 50만의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 변화해 대안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이태백에게 드리는 새 글', 과거를 존경해야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꿈은 존경심에서 싹트는 나무이다' 등이 그것이다. 저자의 수줍지만 용기 있는 카운슬링은 이제 중반부를 넘어섰다.

특히 이태백들의 무기력함과 나약함에 대해 때론 호통을 치기도 한다. 그는 20대에게 "앉아서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전에 몸부터 움직여라"라고 충고를 한다. 청춘들이여 위로와 호통을 다 함께 느끼며 다시 한번 힘을 내보는 것은 어떨지.

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예담(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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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분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보고 듣고 느끼는 그 순간순간을 말입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택한지 얼마 되지도 못했지만 제 나름대로 펼쳐보고 싶어 가입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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