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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우중충해서 비가 올 것 같습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지자 나는 아내에게 ‘칼국수나 만들어 먹자’며 전화를 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칼국수를 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면서 ‘차라리 수제비나 끊여 먹자’고 우깁니다. 나는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 완성된 야채칼국수(왼쪽은 당근, 오른쪽은 호박 칼국수)
ⓒ 한성수
집에 도착하니 아내는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먼저 호박과 당근을 갈아서 나온 각각의 물에 밀가루를 넣어 반죽을 하는데, 반죽이 손에 쩍쩍 둘러붙자 아내는 손에다 식용유를 발라줍니다. 나는 밀가루를 묻혀가면서 차지게 반죽을 합니다. 연두색과 주황색이 묘하게 대비되면서 반죽색깔이 참 곱습니다.

▲ 야채칼국수의 주원료, 반죽
ⓒ 한성수
아내는 밀가루 반죽을 한 움큼 떼어내어 도마에 올려놓고 밀방망이로 돌려서 뒤집어가며 여러 번 밉니다. 반죽은 납작한 타원형으로 변합니다. 아내는 그것을 도르르 말아서 급하게 썰어냅니다.

▲ 밀방방이로 반죽을 얇게 민다.
ⓒ 한성수
“밀가루는 중력분과 박력분을 5:1로 섞어야 차지고 반죽도 잘 된답니다. 내가 썰어 놓으면 당신은 엉겨 붙지 않도록 재빨리 떼어 놓도록 해요.”

아내는 끓는 물에 각각의 국숫발을 끓여서 흐르는 물에 헹구어 놓습니다.

▲ 썰어 놓은 야채국숫발
ⓒ 한성수
이번에는 육수를 만들 차례입니다. 다시마, 파, 양파, 무, 마른 새우, 멸치를 넣어 푹 끓여서 우려내면 육수가 완성됩니다. 아내는 육수를 베란다에다 식혀 둡니다.

“이제 고명을 만들어야 해요. 고명은 보기도 좋아야 하고 맛도 있어야 합니다.”

아내는 ‘돌려 깎기’한 호박을 채로 썰어 소금에 절여서는 물기를 꼭 짜낸 후, 식용유를 넣고 약간 볶다가 선명한 색깔이 되면 참기름을 넣고 깨도 조금 뿌려서 볶아 냅니다. 또 당근도 채를 썰어 소금을 넣고 같은 방법으로 볶고, 살짝 구운 김과 실고추도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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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양념장은 국 간장에 고춧가루와 깨소금, 참기름과 다진 청량고추, 파와 마늘을 넣어서 만듭니다.

▲ 칼국수를 장식할 고명(계란-황백지단, 호박과 당근볶음, 김과 실고추)
ⓒ 한성수
이제 보시기에 삶은 국숫발을 담고 육수를 붓고 고명을 얹으면 천연의 색이 우러나는 야채칼국수가 완성됩니다. 연두색의 호박칼국수와 주황색의 당근칼국수의 색이 멋지게 대비되면서 참으로 맛깔스럽게 보입니다.

아들은 당근칼국수를 먹고 나는 호박칼국수를 먹습니다. 면발이 쫄깃쫄깃한 게 그대로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야채를 싫어하는 우리아들도 알록달록한 칼국수의 색깔에 빠져서 후딱 한 그릇을 비워냅니다. 우리는 다시 색깔을 바꾸어서 나는 주황색 당근칼국수를 먹고 아들은 연두색 호박칼국수를 먹습니다.

“어때요? 여러분도 우리 집 공식요리사가 만든 야채칼국수를 만들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만들다가 잘 안되면 댓글 달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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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있는 소시민의 세상사는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싶어서 가입을 원합니다. 또 가족간의 아프고 시리고 따뜻한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글공부를 정식으로 하지 않아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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