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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따끈따끈한 ‘천원의 행복’창간호를 우체부아저씨께서 내 손에 들려 주셨다. 책을 받아든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책장을 넘겼다.
‘작은 것이라도 제때 나누자’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조은님의 글을 시작으로 책 구경에 나섰다. 이름이 아주 눈에 익은 여러 유명인사들의 글과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었다. 드디어 내 글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의 오일장’ 이라는 제목 밑으로 김정혜라는 내 이름이 보였다.
지금껏 여러 월간지에 내 글이 실린 경험들은 많다. 하지만 이번은 뭔가 모르게 그 느낌이 달랐다. 여느 월간지들은 나 스스로 원고투고를 하고 채택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고 다행이 채택이 되어 책에 글이 실리고 원고료가 입금되면 그저 좋다는, 테스트에 합격한 것 같은 그런 감정이었다. 행여 채택이 되지 않았을 때는 한없이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에 한참 주눅 들어 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참 기뻤다. 그게 난생처음의 원고청탁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르게 말하면 누군가 나를 인정해 주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 바로 그것이었다. 또 창간호기 때문에 그 첫 걸음마에 나도 동참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더없이 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책을 잘 보관하였다가 훗날 내 딸아이에게 주려한다. 단, 그때 내 상황이 지금보다 월등히 나아졌을 때라는 단서를 붙인다.
헛된 꿈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난생 처음 받은 원고청탁을 추억삼아 이야기하며, 더불어 밀려드는 원고청탁에 머리가 지끈거려 행복한 비명에 황홀해하며, 나는 내 딸아이에게 생애 첫 원고청탁을 받았을 때 이 엄마의 짜릿하고도 행복했던 그 흥분을 이야기해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