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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산 계곡
수도산 계곡 ⓒ 한창훈

깊은 산중에 암자가 위치하고 있어 걸어서 구경하기엔 힘들지만 승용차를 가지고 간다면 아름다운 계곡과 함께 다른 사찰에서 보기 힘든 부처님을 만날 수 있으므로 김천을 지나는 길이라면 일부러라도 수도암를 들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수도암은 859년(헌안왕 3)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수도 도량으로 이 암자를 창건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7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할 정도로 멋진 암자이다. 다만, 흔히 보는 대형 사찰처럼 관광객도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라기보다는 수도 도량에 걸맞게 차분하고 엄한 분위기의 암자이다.

ⓒ 한창훈

수도암은 중창과 중수를 거듭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조선시대 1649년(인조 27)에 벽암각성(碧巖覺性)이 중창하였으며 그 후 동학혁명으로 불타고 근래에 와서는 한국전쟁 시 빨치산 소탕작전으로 불타는 등 깊은 역사만큼 수난도 많은 암자이다. 현재의 수도암은 1960년대 말에 크게 중수하여 암자이지만 대가람의 풍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 한창훈

수도암에는 석굴암의 부처님을 연상케 하는 부처님이 계신다. 대적광전(大寂光殿)에 본존불로 모셔진 비로자나불 좌상으로 석굴암 불상보다 80cm 작지만 그 풍모는 대단하다. 설화에 의하면 이 불상을 제작한 후 수도암까지 운반할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던 차에 한 노승이 나타나 이 불상을 등에 업고 수도암까지 운반을 하였는데 수도암에 거의 다 와서 칡넝쿨에 걸려 넘어졌다고 한다. 이에 산신령을 불러 크게 꾸짖고 수도암 근처에 칡넝쿨을 모두 없애게 하여 현재 수도암 근처에는 칡넝쿨이 없다고 한다(칡넝쿨 부분은 실제로 확인해 보지 않았다).

ⓒ 한창훈

이 '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30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른 곳의 부처님보다는 풍만한(비만) 풍채이다. 얼굴도 사각형의 비만형이지만 가는 눈썹과 평평한 코, 굳게 다문 입과 턱 선이 온화하지만 근엄한 인상을 풍긴다. 손모양은 가슴 앞에서 왼손의 검지를 감싸 쥔 지권인(智拳印)을 취하고 있어 비로자나불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약광전에도 보물 제296호로 지정된 '석불좌상'이 있다. 세월의 탓인지 부처님의 얼굴모습은 선명하지는 않지만 사각형의 비만감을 주는 풍만한 모습과 어깨까지 닿은 귀로 전체적으로 중후한 느낌의 부처님이다. 머리에 관을 쓰고 있어 보살(菩薩)처럼 보이지만, 약광전에 모셔진 것과 전반적인 형태나 손가짐으로 볼 때 약사여래(藥師如來)상에 가깝다고 한다. 대적광전의 부처님과 달리 광배(光背)가 있다.

ⓒ 한창훈

또 수도암에는 대적광전과 약광전 마당에 '삼층석탑' 한 쌍이 자리하고 있다. 역시 보물 제297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이다. 이 탑들은 통일신라시대의 3층 석탑의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동탑과 서탑이 마주보고 있다.

삼층석탑은 이 절터가 마치 옥녀(玉女)가 베를 짜는 모습의 명당터라 하여 베틀의 기둥을 상징하는 뜻으로 두 탑을 세웠다고 하지만, 이 두 탑은 조성된 형태가 서로 다르고 탑 사이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할 때 원래 쌍탑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도 한다.

ⓒ 한창훈

수도암은 대불광전과 약광전 외에도 나한전 등과 수도하는 스님들과 신도들을 위한 많은 건물이 있는 큰 가람이다. 외관상으로 보아 본 사찰인 청암사보다 커 보인다.

ⓒ 한창훈

본 사찰인 청암사는 강원(승가대학)이 중심인 것 같은 사찰로 아주 엄숙하다. 청암사 역시 신도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는 이들도 모두 반기지만, 산문에 들어서는 사람 모두가 청암사의 엄숙함에 스스로 옷깃이 날리는 것 마저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부(수도)하는 사찰로 여겨진다.

ⓒ 한창훈

가벼운 마음으로 절집 가는 길을 즐기고 또 부처님을 보고 구경꺼리를 찾는다면 청암사 보다는 수도암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암자를 찾아가는 풍광이 사철 아름다움에 싸여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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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진가로 주로 여행 및 스포츠 사진을 촬영함. 2. 평소 사진을 촬영하면서, 또 여러 행사 등을 참관하면서 밝고 맑은 면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 3. 여행과 스포츠에 대한 소식을 널리 전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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