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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대해 서술한 <우리 강물이 되어> 출판기념회가 5일 저녁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열렸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함세웅 신부가 축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역대 정권의 앞잡이였던 썩은 검찰이 법의 이름으로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

함세웅(천주교 제기동 성당 주임신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이례적으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검찰개혁에 대해 강도 높은 주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함 신부는 5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 <우리 강물이 되어> 출판기념회 축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출판기념회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후원으로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지난 2003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한 '70·80 실록민주화운동'을 2권짜리 단행본으로 묶어 펴낸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함 신부는 "우리 민주화운동운동은 민중의 저항운동이자 우리 모두의 공동역사"라며 "최근 검찰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역대 정권의 앞장이었던 썩은 검찰이 법의 이름으로 권력남용을 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함 신부는 이날 출판기념회 축사를 위해 참석한 이해찬 국무총리를 향해 "총리직을 걸고 검찰의 비리를 타파해야 한다"고 이례적인 당부를 하기도 했다.

또 "정부가 공권력 이름으로 저지른 국가폭력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앞서 강조한 함 이사장은 "앞으로 (수많은) 검찰 비리를 검찰에 가서 신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법대로 배운 자들이 검찰, 안기부와 국정원 등 국가폭력의 앞장이 역할을 했던 것을 속죄하라는 요구가 민주화운동사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검찰의 회개를 위해 이 책을 내게 했다"고 평가했다.

서세원씨 "함 신부 격려가 가장 큰 힘"

한편 이날 행사장 한켠에는 최근 검찰의 고문수사 의혹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킨 개그맨 서세원씨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서씨는 함 신부가 연단에 오르자 벌떡 일어나 큰 박수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함 신부가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대목이 나오자 비장한 표정으로 연설에 주목하기도 했다.

함 신부가 이날 검찰개혁을 유독 강조하고 나온 데는 서씨가 자신의 매니저에 대한 검찰의 고문수사를 고발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서씨는 현재 함 신부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안중근기념사업회 홍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서씨는 검찰의 고문수사에 대해 고발을 하도록 용기를 북돋어준 분으로 함세웅 신부를 꼽았다. 함 신부가 "올바른 길은 밝혀져야 한다"며 서씨를 격려했다는 것.

서씨는 지난해 함 신부를 통해 이덕우 변호사를 소개받고도 올해 1월에야 마음을 굳힐 정도로 오랜 시간 망설였다. 그리고도 생각을 많이 하다가 6월 30일 고발장을 내게 됐다. 그는 "공권력이라는 공룡에게 돌을 던진 격이기 때문에 용기가 매우 필요했다"며 "아직도 공포감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심경을 나타냈다.

서씨는 "연예인이 이렇게 당하는데 서민은 더 엄청나게 당하지 않겠느냐"면서 "방송복귀를 하고 싶었으면 물밑으로 얼마든 할 수 있었다, 이번 일로 사업을 접고 외국으로 나가야 될지도 모른다"고 압박감을 드러냈다.

▲ 5일 저녁 명동성동 문화관에서 열린 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대해 서술한 <우리 강물이 되어> 출판기념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노래를 부른 이해찬 국무총리가 박수를 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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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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