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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7월 6일자에 실린 기사.
ⓒ 조선닷컴 화면

"좆에게는 심히 미안하지만 조선일보가 왜 '좆선일보'로 불리는지 심히 공감한다." (한겨레21)
"'1천만원 촌지' 한겨레, 당신이나 잘 하십시오." (조선닷컴)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노무현 대통령의 한겨레발전기금 기부를 놓고 '릴레이' 지면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논쟁은 한겨레 창간 및 증자과정에 주주로 참여했던 노 대통령이 최근 한겨레발전기금으로 돈 1천만원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한겨레 "너나 잘해"

조선일보는 지난 6월 30일 1면에 「노 대통령은 한겨레에 발전기금」과 「정 통일은 김정일에 와인 선물」이란 제목의 두 기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이어 2면 만평에도 이를 비판한 만평 「주는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를 배치했다.

▲ <조선일보> 6월 30일자 만평
ⓒ 조선일보 PDF
조선만평은 노 대통령이 "요새 힘들지 발전기금에 보태 써"라며 주는 '한달치 월급'을 반색하며 뛰어가서 받으려는 한겨레 기자의 모습으로 묘사한 뒤 "얼씨구 권언유착 따로 없네"라는 타사 기자들의 독백을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이튿날 7월 1일자에는 「월급을 떼 한겨레 발전기금을 내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단순한 인정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통령과 뜻이 맞고 지지하는 언론에는 각종 지원을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겨레는 다음날인 7월 2일 안재승 편집기획부장이 칼럼을 통해 노 대통령의 한겨레발전기금 기탁과정을 공개하면서 조선일보의 비판보도에 대해 "늘 이런 식으로 신문을 만들어왔고 '숨은 의도'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탓에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덕분에 발전기금이 홍보됐다"며 조선일보에 대한 감사(?)도 덧붙였다.

조선일보 "제발 한겨레도 잘해라"

이번에는 <씨네21>이 최근 영화계 분란과 관련, 조선일보 보도윤리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노 대통령의 한겨레발전기금 기탁을 비난했던 조선일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소희 <한겨레21> 기자는 지난 4일 발매된 <씨네21>에 쓴 칼럼 「앵벌이 윤리와 보도윤리」에서 "조선일보가 속보이는 짓을 했다, 문제가 있다면 제대로 씹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 기자는 "최근 작태를 보면 딱히 다른 이름을 못 찾겠다"며 "좆에게는 심히 미안하지만 조선일보가 왜 '좆선일보'로 불리는지 심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족벌신문과 국민주인 한겨레는 소유구조가 다르다. 주주의 한명으로서 발전기금 내겠다는데 단지 그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거절해야 하나. 적어도 한겨레는 앵벌이 품위는 지킨다. 모금액이 별로 많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면서 "제발 너나 잘해"라고 끝을 맺었다.

그러자 조선일보가 2차 반박에 나섰다. 김재은 기자는 6일 오후 조선닷컴에 「'1천만원 촌지' 한겨레, 당신이나 잘 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겨레21 칼럼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김 기자는 "씨네21 칼럼은 첫 문장부터 질펀한 욕으로 시작한다,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라면서 "조선일보의 말이 X으로밖에 안들리신다면, 다음과 같은 말은 어떻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신문이 대통령이 주는 돈을 덥석 받아먹으면, 그건 신문이 아니지" 등의 네티즌 의견을 소개했다.

김 기자는 노 대통령의 한겨레발전기금 기탁을 비판하는 언론학자 기고와 포털사이트의 인터넷 설문결과도 인용했다. 네이버가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실시한 투표에서 '국가원수로서 부적절한 처신(69.44%)이라는 답변이 '개인적 차원의 기탁행위'(29.51%)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

그러면서 김 기자는 "그런데 한겨레는 조선일보 지적에 대해 '너나 잘해'라고 코웃음을 치고 있느냐"고 따졌다. 또 한겨레 6월 30일자 칼럼을 놓고는 "‘조선일보가 홍보해줬다’라고 스스로 인정해 더 많은 권력 주변사람들이 ‘촌지’를 달라는 메시지냐"고 맞받아쳤다.

김재은 기자는 "아직도 한겨레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많든 적든, 신문발전기금을 받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느냐. 조선일보는 잘하겠다. 제발 한겨레도 잘하라"라고 당부하며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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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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