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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8일 새벽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대한 직권중재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신홍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8일 새벽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대한 직권중재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진용석
중노위는 7일 열린 조정회의에서 노사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조정이 무산되자 8일 오전 0시 25분께 직권중재 결정을 노사 양쪽에 통보했다. 직권중재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보건의료 노사는 향후 15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 기간 동안의 쟁의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신홍 중노위 위원장은 "사측의 교섭단 구성문제를 해소하여 노사간 교섭틀을 만들어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했으며, 노사 자율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조정기간을 연장해 합의 타결을 간곡히 설득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파업을 예고해 불가피하게 법규정에 따라 직권중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노위는 "특별조정위원회가 노조의 파업으로 환자 불편 등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산별협약 5대 요구사항에 대한 노사간 의견대립이 첨예하여 노사 자율교섭에 의해 합의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여 직권중재 회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중노위 직권중재 결정 직후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이 중노위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노위 직권중재 결정 직후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이 중노위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진용석
중노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노동계는 즉각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무력화시키려는 정부의 만행이며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당장 8일 오전 7시부터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노정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노사 자율교섭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이번 직권중재 결정은 산별교섭에 찬물을 끼얹어 산별노조를 주저앉히려는 정부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본다"면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결정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금 당장 투쟁본부회의를 소집해 놓았다"면서 "향후 투쟁 일정은 투본회의 논의를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도 "중노위 위원장을 만나 직권중재에 회부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이같은 결정이 나왔다"며 "이번 파국사태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혀 노정 충돌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보건의료 사용자 쪽 실무대표들이 중노위의 조정에 앞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보건의료 사용자 쪽 실무대표들이 중노위의 조정에 앞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진용석
한편 노동부 박종선 노사조정과장은 "노사 자율교섭으로 파국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독립기관인 중노위의 결정에 어느 누구도 영향을 미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중노위 결정에 대한 노동부 입김설을 경계했다.

이에 앞서 보건의료노조 가톨릭중앙의료원지부는 지난 2002년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결정으로 8개월간의 장기파업을 벌인 바 있다.


[1신: 7일 밤 11시 50분]

병원노사 8시간 마라톤 교섭...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


보건의료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마라톤 교섭을 계속했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로써 병원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보건의료 노사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앙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교섭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 노사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앙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교섭을 하고 있다 ⓒ 진용석
중노위는 7일 오후 노사 양측을 불러 2차례의 걸쳐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는 데는 실패했다.

중노위는 이날 밤 10시 "노사간에 입장차가 현격히 커 조정안을 낼 수 없어 조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노위가 8일 자정까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사 자율교섭을 더 하라는 행정지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것이 교섭장 안팎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중노위가 응급실 등의 필수인력 배치를 전제로 하는 '조건부' 직권중재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다.

보건의료 노사는 이날 오후부터 축조교섭을 계속했으나 정회와 속개를 되풀이하며 진통을 겪었다. 축조교섭에 참가한 7개 특성별 병원 사용자 대표는 임금동결, 노조전임자 축소, 토요 외래진료 유지 등의 요구안을 노조 쪽에 제안했으나 노조는 '개악안'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용자 쪽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병 지방공사 수원의료원장은 "파국을 막기 위해서 어쨌든 교섭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노조 쪽에서도 사용자 쪽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갖고 와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도철(한양대의료원 사무차장) 사립대 노무팀협의회장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노사가 열심히 교섭을 하면 결국 합의를 볼 것"이라고 강조하고 "노사가 얼마나 진전된 양보안을 내놓고 접근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어렵게 마련된 교섭 테이블에서 사용자 쪽이 고작 들고 나온 것이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는 개악안"이라며 "정부와 사용자가 한꺼번에 노조를 때려잡기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 정도"라고 타결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용자 쪽의 입장 변화 없이는 교섭이 무의미하다는 것.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중노위의 조정과는 상관없이 밤샘교섭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사용자 쪽에서 교섭 장소를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사용자 쪽이 계속해서 불성실 교섭으로 나온다면 예정대로 파업 일정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조정회의에서 "시간이 별로 없으므로 노조의 요구안을 중심으로 교섭을 계속하라"고 노사 양쪽에 권고했다. 노사는 밤샘교섭을 계속할지를 두고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1만여명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여의도 문화마당에 모여 파업 전야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8일 새벽 2시부터 밤샘 교섭대기 농성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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