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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청년작가회 소속 한 회원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회원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순천 청년작가회 소속 한 회원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회원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서정일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끌며 나부낀다. 순천청년작가 정기전. 그런데 유독 '청년'이란 단어는 한편 슬프고 한편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삶을 얘기하는 듯 하다.

문화, 그것은 우리네 곁에서 살아 숨쉬며 움직이는 것이며 밥상이며 수저며 젓가락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그것은 찢어질 정도의 가난한 범주에 들어가고 때론 호사스런 사치의 범주에 들어가 가깝지만 멀게 느껴지는 허전함을 주고 만다.


그러나 여기 가난과 사치라는 너무나 넓은 범주를 오가며 붓 한 자루로 끌 하나로 오로지 작품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천지차이라는 말처럼 오르면 하늘이요 벼랑에 서서 떨어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밑바닥이지만 '청년'이란 이름을 달았기에 값어치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7월 8일 금요일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역 문화계의 원로 그리고 후원인이 참석한 가운데 50여명의 젊은 작가들이 조촐한 전시회를 가졌다. 제5회 순천청년작가 다섯 번째 정기전.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 전시회는 순천을 주제로 한 테마 전을 기획하여 예향순천을 다양한 시각에서 표현한 50여점을 감상 하실 수 있습니다" 회장 장안순은 그동안의 어려움을 뒤로한 체 인사말을 통해 예향순천을 강조하며 지역사랑의 마음을 표현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학생들이 작품앞에서 작가의 약력을 세심히 살펴보고 있다.
전시장을 방문한 학생들이 작품앞에서 작가의 약력을 세심히 살펴보고 있다. ⓒ 서정일
평일, 그것도 장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방문이 눈에 띈다. 특히 가곡동에서 비호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윤정(40) 관장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20여명의 관원들을 데리고 찾아와 작품 하나하나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성의껏 설명해 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문화라는 것에 관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박관장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많은 것들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던 차에 이번 전시회를 방문하게 되었다면서 기성 대가들의 전시회는 아이들에게 멀게만 느껴지는데 젊은 작가들은 머지않은 아이들의 장래가 아니겠냐며 방문하길 잘했다고 거듭 말한다.

소개를 하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청년작가회원들, 그들의 면면은 하나같이 열정이 살아있다. 그런 열정이 작품에 녹아들어 하얗게 비어있던 전시장의 벽을 살아있게 만들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그동안 쏟은 피와 땀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내일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일이 온다면 그것은 청년들의 몫이다. 그리고 하루가 더 지난다면 오늘 관람 왔던 어린 학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 비록 세상이 떠나갈 듯 거창한 전시회는 아니지만 그들에게 내일의 태양은 눈부시게 밝은 모습일 것이란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붙이는 글 | 공동취재: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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