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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경계하는 누렁이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경계하는 누렁이 ⓒ 이은화
옆집 아줌마가 아예 가게 앞에 매일 밥그릇을 놓아두고 족발 찌꺼기와 고기 국물에 밥을 말아둡니다. 그러면 누렁이가 아침, 점심, 저녁때가 되면 찾아와 먹습니다. 벌써 일주일 정도 계속되는 일인데 이제 누렁이가 밥을 굶고 다니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도 편안해졌고 등과 뱃가죽이 붙어 있던 누렁이의 배가 약간은 묵직해 보여 흐뭇해집니다.

사람이 근처에 없어야 밥을 먹는 누렁이
사람이 근처에 없어야 밥을 먹는 누렁이 ⓒ 이은화

누렁이가 밥을 먹으러 찾아올 때 아직까지도 누렁이를 쓰다듬어 주질 못했습니다. 워낙 사람을 경계하기 때문에 늘 멀찍이 서 있다가 자리를 피해주면 와서 먹기 때문입니다. 그냥 누렁이가 올 때마다 멀찍이 서서 누렁이를 불러주고 따뜻한 눈빛 보내주고 말 시켜주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제야 조금은 손을 뻗으면 쓰다듬어줄 수 있을 정도로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졌지만 손을 뻗으면 아직도 누렁이가 뒤로 물러납니다. 조급하게 생각 안하고 아주 천천히 누렁이가 상처받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와 줄 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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