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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을 팽개치고 지역구도를 바로잡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대규모 '삼성규탄' 촛불문화제 열린다
'X파일 공대위' 9일 삼성본관 앞 개최

한편 'X파일 공대위'는 9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5천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연다.

'X파일 공대위'는 "연정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X파일 사건 진상규명이 중요한 사회 의제가 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불법도청 문제를 덮고 갈 수 없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진상규명운동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국민 사회자'로 잘 알려진 최광기씨가 진행을 맡고 각계 대표 연설과 시민발언, 가면극에 이어 각종 문화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X파일 공대위'는 또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의 불법뇌물공여와 검찰 매수사건에 대한 엄정수사 및 처벌 ▲불법도청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도청테이프 274개 전면공개 ▲테이프 공개를 위한 특별법 및 특검제 도입을 거듭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만난 안병욱(56)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대연정' 화두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교수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X파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안 교수는 "해방 이후 수십년간 누적된 부패·비리 구조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X파일 내용 공개 및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제정 및 특검제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과 특검법이 오는 14일까지 본회의를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1인 시위는 '삼성 불법뇌물 공여사건 등 정·경·검·언 유착 의혹 및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X파일 공대위)'가 주관한 것으로 같은 시각 서울중앙지검과 삼성본관 앞에서도 진행됐다. 국회 앞 1인 시위는 이날 처음 시작됐지만 서울중앙지검과 삼성본관 앞 1인시위는 이미 3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한편 'X파일 공대위'는 오는 9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3천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열고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의 불법뇌물공여와 검찰 매수사건에 대한 엄정수사 및 처벌 ▲불법도청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도청테이프 274개 전면공개 ▲테이프 공개를 위한 특별법 및 특검제 도입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5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동안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X파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및 특검제 도입'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5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동안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X파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및 특검제 도입'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 1인 시위에 동참하게 된 이유는?
"X파일은 정치·경제·언론이 유착된 지난 역사의 부패구조를 밝힐 수 있는 자료인데 어느새 사람들 관심이 멀어졌다. 정치권에서 이 내용을 덮으려는 움직임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나 X파일을 공개하지 않고 그간 부패구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국회가 나서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뜻에서 이 곳에 섰다. 아울러 X파일과 관련, 열린우리당에서 제출한 특별법과 민주노동당의 특검법이 내일(6일)부터 법사위에서 논의되는데 14일까지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최근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으로 X파일 사건이 가려지는 측면도 있는데.
"대통령이 X파일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연정을 들고 나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의 본뜻은 지역할거주의를 비롯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자는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진정으로 바로잡는데 있어 1997년 대선자금을 비롯 부패·비리 구조를 바로잡는 것보다 더 큰 과제는 없다.

평상시엔 이 문제를 다루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지금은 부패구조가 생생하게 드러나는 자료가 검찰 손에 있지 않은가. 잘못된 정치관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X파일 같은 자료를 팽개치고 지역구도를 바로잡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 대통령은 지난 8월 24일 1997년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를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대통령이 그런 면(검찰 수사에 대한 영향)까지 계산해서 발언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말 그대로 인간적 측면에서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그런 발언을 잘못된 방향으로 응용하려는 흐름이 있다. 대통령은 발언할 때 이런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 X파일 내용이 공개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해방 이후 수십년간 누적된 부패·비리구조를 청산하는 의미가 있다. 이번 X파일은 그러한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적절한 기회다. X파일 내용 공개도 과거청산의 일환이다. 최근 일련의 과거청산 작업이 구체적,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더욱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 X파일의 몸통은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라는 지적이 많다.
"X파일 진상공개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 잘못된 관행과 단절하는 것이다. 삼성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처벌받아야 할 범죄행위도 금력·권력·언론을 이용, 편법을 써서 빠져나간 측면이 있다. 따라서 삼성을 둘러싼 권력·언론·재벌 유착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 국민적 교훈으로 삼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본다."

- X파일 진상규명이 늦춰지는데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도 있다.
"X파일 내용이 공개되면 영향을 받을 곳 중 하나가 언론일 것이라는 점과 관련 있지 않겠는가. 김영삼 정권에서 불법도청을 통해 시중 동향을 파악했다고 하는데 언론인도 파악 대상이지 않았겠나. 그동안 상당수 언론사주는 떳떳치 못한 일을 감추고 자신을 감싸기 위한 방편으로 언론을 이용했다. 이제는 정상적인 언론활동을 위해서라도 과거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 X파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보나.
"도청을 통해 확보한 자료이기에 실정법상 진상규명에 걸림돌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 또한 ('떡값 검사'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조사주체가 되는 걸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나. 조사를 위한 특별기구로 특검제가 필요하다.

모든 내용을 무조건 공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 만큼 특별위원회에서 공개할 내용을 거를 필요가 있다. 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조항도 필요하다. 정리하면 내용공개 근거가 될 특별법,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호조항, 조사주체로서 특검, 공개수위를 검증·조정할 특별위원회 등 네 가지가 필요하다."

- 향후 활동 계획은?
"1인 시위 등을 통해 여론을 모으고 오는 9일엔 삼성 본관 앞에서 대규모 촛불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탄핵반대나 미선·효순양 사망 때처럼 광화문 등에서 촛불시위를 열어 국민 뜻을 모으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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