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골 가는 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그재그로 방향을 트는 숲길을 따라 150m 가량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길가에 예쁜 들꽃들이 많아 자꾸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숲이 마을을 감싸주고 있었으며, 마을은 오래된 나무 한그루를 한가운데 품고 있었다. 동막골은 자연의 품속에 있으며, 그 동막골의 품엔 자연이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나무가 진짜냐를 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나무는 잎은 물론이고 나무 전체를 사람의 손으로 만든 인조목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 나무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작은 아이의 이름은 민수이고 큰 아이는 성호이다. 민수는 17개월이 되었다고 했다. 이종사촌 형인 성호가 꼭 손을 잡고 함께 다녔다. 동막골의 동화력은 대단해서 가족들은 민수의 패션을 가리켜 동막골 패션이라 부르고 있었다.
이런 집을 어디에 가서 구경할 수 있으랴. 우리의 옛집은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삶을 이유로 자연을 뭉개버린 공간이 아니라 자연에 동화되어 또 하나의 자연이 되어버린 공간이다.
영화에서 봤던 촌장집과 바로 그 평상. 묵은 감정을 갖고 있거들랑 이 평상을 사이에 두고 한참 노려보다가 눈이 뻑뻑해질 때쯤 "이거 대단히 피곤하네"하고 한마디 한 뒤 서로를 포옹하는 것도 이곳에서 해볼만한 일이다.
비행기는 마을 뒤쪽의 후미진 곳, 나무그늘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팝콘이 눈처럼 피어올랐던 곳간. 사람들은 이 앞에서 그 눈이 지금도 내리는 양 팔을 벌리고 얼굴에는 웃음을 한가득 담은 채 사진을 찍곤 했다. 보기 좋았다.
영화의 세트장은 매우 정교해서 모양만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세월까지 느낄 수 있다.
동막골 지기인 박정길 선생님. 40여년을 이곳에서 산 그는 서예가이다. 이곳의 산과 강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동막골에 들린 뒤 또 갈만한 곳을 찾는다면 그에게 물어보면 된다. 물론 동막골에 대한 것도 궁금한 것은 그가 모두 풀어준다.
덧붙이는 글 | 서울에서 가자면 영동고속도로의 장평 나들목으로 나가서 평창으로 간 뒤 정선가는 방향으로 가다가 영월 방향으로 가야한다.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 같은 글을 개인 블로그에도 동시에 게재했다. 블로그 -->김동원의 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