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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수능을 앞둔 학생들, 부모들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한다.

입시가 끝난 후 명문대 수석합격자들의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시리즈가 매스컴을 수놓을 것이다. 키포인트는 '교과서를 위주로 학교에서 공부를 했다(과외는 절대 하지 않았다)'는 것일 테고, 그것을 들으며 속으로 '뻥치지 말아'하면서 코웃음을 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강남이 부동산 갑부구가 된 주된 원인이 학군과 학원임을, 또한 변변한 자원도 없는 손바닥만한 땅덩어리 대한민국이 오늘날 이 정도 발전을 이룬 원동력도 높은 교육열 때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요즘 특목고의 열풍은 일본 강점 때의 중학교 입시를 연상시킨다. 첫 입시를 치르는 시기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늦춰진 것만 빼고 말이다.

지난 4월 7일자 일간지에 한국은행이 지난 해 우리나라 가계의 소비지출액을 분석한 흥미 있는 기사가 실렸다. 극심한 내수침체 속에서 가처분 소득은 늘어나지 않았음에도 사교육비는 총 16조원으로 증가하였다. 이 중 외국유학 및 연수비용 등의 국외 사교육비가 8조원이다.

사교육비는 2000년 33%에서 2004년에는 41.3%로 40%대를 넘어섰다. 당연 공교육부문의 지출은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학교에서 전교 1,2등을 다투고 명문대에 진학하고, 외국유학 갔다 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삶의 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전에 긍정적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기본적인 가치관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돈의 힘으로 명문대에 진학하고, 외국유학을 갔다 온 사람들의 부작용들을 심심치 않게 많이 봐 왔다.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출간한 <한국의 공부벌레들>은 좀 특이한 책이다. 전국 성적 상위 1% 내의 고등학생 100명과 우리가 소위 '노력파'라 부르는 중상위권 1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인터뷰 및 비교 설문조사를 실시한 일종의 보고서이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이렇게 공부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방식에서 진일보된 방식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수능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공부벌레들의 '공부하는 테크닉'도 알 수 있지만, 더불어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생활습관 및 태도도 중요한 정보일 것이다.

의외로 '공부벌레'로 칭한 학생들의 기본 생활 습관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과 일치되었다. '잠은 충분히 잘 것, 교과서는 기본, 생활의 동선은 단순하게, 성실한 태도'

보통학생들과 다른 면은 '효율적 시간관리, 깨어 있을 때 절대 공부량이 많으며, 공부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과외나 학원수강은 선택사항으로 과목별 개념정리와 문제풀이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수단이고 '주도적 홀로 학습'을 통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과목별 오답노트를 만들고, 본인의 성향을 스스로 분석하여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면모가 두드러진다.

이 책 말미에 공부벌레를 위시한 모든 학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는 그렇게 오랫동안 열심히 해왔으면서 자신의 미래와 관련된 적합한 전공 찾기, 장래 희망 갖기 등에서는 모두 소홀하다는 뼈아픈 지적이 돋보인다.

공부벌레들이 멋진 나비로 변신하지 못하고 다른 벌레보다 조금 더 화려한 벌레 수준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진로선택의 중심에 자신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당장의 유행을 놓음으로써 자신의 적성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사회, 더 나아가 인생에서의 성공은 '학업성취'와 '진로선택' 그리고 '인성계발'이 관건을 이룸을 학부모부터 인식해야 한다.

당장 우리 애 학원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 걱정하기에 앞서 부모들의 생활 자세부터 돌아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책이름 : 한국의 공부벌레들
지은이 : 와이즈멘토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한국의 공부벌레들 - 전국 성적 1% 학생들의 성공학습 비밀노트

와이즈멘토 지음, 한국경제신문(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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