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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
책의 표지 ⓒ 명진출판
자신의 자녀들에 대한 성교육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고민거리이다. 언제 어떻게 시작하고 무엇에 관해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게 우리 부모님들의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학교에서나 부모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자신의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성지식을 물려줄 수 있겠나? 이런 부모님들의 고민을 해결할 만한 좋은 지침서가 출간되었다.

<재미있게 알려주는 성>은 아이의 성교육에 부모만큼 좋은 선생님이 없으며 자녀의 발달 단계에 맞는 성교육을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야만 아이가 성장하면서도 성에 대해 계속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책은 아이들의 연령별로 눈높이에 맞는 내용들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가정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아이의 연령과 소재에 맞는 부분을 찾아서 봐도 된다.

우리 집에 만 4세 된 딸아이가 있으니 그 아이에 맞는 내용을 먼저 찾아보았다. 우선 아이에게 우리 몸과 그 기능에 대해 일찍 말해줄수록 좋다고 충고하고 있다. 올바른 용어를 사용해서 위 몸의 각 부분에 대해 가르쳐 줘야 할 때다. ‘고추’나 ‘거기’, ‘그거’ 같은 말은 아예 잊어버리고 남자아이는 음경과 음낭, 여자아이는 외음부와 질, 음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이 시기가 되면 아이는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인식하게 되고 사물을 분류하기 시작하게 된다. 이때는 아이에게 “아빠는 남자일까?, 아빠는 음경이 있나?, 엄마도 음경이 있나?”라는 질문의 과정을 통해 가족 중에 남자가 누구이고 여자가 누구인지를 가르칠 수 있다.

성교육을 일찍 시작할수록 아이에게 좋다.
성교육을 일찍 시작할수록 아이에게 좋다. ⓒ 명진출판
아이들은 자기 몸을 살피다가 각 부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배우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식기를 만지게 된다. 생식기는 몸의 다른 부분보다 신경감각이 더 많아 자극을 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므로 아이가 자기 몸과 생식기를 자극하는 행동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다. 하지만 거실 소파에 앉아서 아들이 생식기를 만지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구경할 수는 없다. 그런 경우는 아이에게 자기 몸을 만지는 것은 괜찮지만 오픈된 공간 보다는 사적인 공간에 있을 때가 적당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아이들은 껴안는 것을 좋아하고, 부모가 어루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적절한 스킨십과 그렇지 않은 스킨십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이의 성기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아이 자신뿐이며, 부모나 의사가 아이의 발진을 살피는 경우라도 허락을 받은 사람만이 성기를 만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사춘기 아이를의 부모들이 가지는 애로사항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게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사춘기 직전의 아이들이 부모에게 던지는 질문들에 당황해 하는 경우들이 많다. ‘엄마, 구강성교가 뭐죠?’라든가 아니면 ‘왜 내 성기가 커지나요?’ 등의 질문들이 그렇다. 그런 경우라면 일단 그 질문이 나온 문맥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가령 딸이 구강성교가 뭐냐고 묻는다면 “왜 그게 궁금한데?”라고 우선 물어보고 그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혹은 궁금한 게 진짜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몇 자기 난처한 질문에 대해 올바르게 답변하는 요령을 정리해보았다.

아이 : 엄마, 아기는 어디서 나오는 거죠?
엄마 : 엄마의 몸에는 ‘질’이라 불리는 특별한 터널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아기가 생기고 태어난단다. 아기는 엄마의 몸에서 나올 때 그 터널을 통과하던가 아니면 의사선생님이 엄마의 배를 조금 자르고 작은 입구를 만들어서 아기를 꺼내기도 하지.

아이 : 성이 뭐예요?
엄마 : 성은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를 의미하기도 하고, 사람이 아이를 만드는 방법을 말하기도 한단다. 그리고 어른들이 서로에게 사랑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지.

아이 : 엄마가 질 어디에서 저를 밀어냈는지 봐도 되요?
엄마 : 엄마 몸은 엄마한테 특별한 거고, 네 몸은 네게 특별한 거란다. 엄마에게 질은 개인적인 것이기에 직접 보여줄 수 없단다. 대신 책을 보면서 아기가 만들려면 음경이 여자 몸 어디로 들어가는지. 또 아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보여줄게.

아이 : 엄마, 언제 섹스를 해요?
엄마 : 어른들은 아기를 만들고 싶을 때 섹스를 한단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을 때도 하지.

아이 : 몇 살에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요? 저도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요?
엄마 : 우리 몸이 아기를 뱃속에서 키울 준비가 되면 그 때 아기를 낳을 수 있단다. 월경은 아기를 낳을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란다.


책을 만든 사람들

저자

로리 버켄캠프(Lauri Berkenkamp) : 버먼트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몬펠리어 노르위치 대학 버몬트 단과대학의 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신문에 육아 관련 칼럼을 쓰고 있고, 미국 전역의 잡지와 신문에 그녀의 글이 실리고 있다. 남편과 네 아이들과 함깨 버몬트 스트레포드에 살고 있다.

스티븐 C. 앳킨스(Steven C. Atkins) : 심리학자이며 교수로서 다모쓰 의과대학 아동정신과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특수 학습 장애, 발달 이론이 전공 분야다. 하버드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았고, 매사추세츠 전문 심리학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가족 치료,욕구 조절 및 사교 기술 발달과 관련해 학교에 있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치료하는 등 지역공동체 상담에 촛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다. 현재 뉴햄프셔 어퍼 벨리에 거주하고 있다.

옮긴이

김희진 :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인하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출판사 : 명진출판

가격 : 8,900원
우리 청소년들을 대하다보면 과학 시간에 성에 대한 내용이 나올 때 마다 고개를 숙이고 일부러 무관심을 연출하려 한다. 이런 거북함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행하는 성교육 역시 여럿이 한꺼번에 오픈된 곳에서 진행되다보니 올바른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런 불편한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아이들이 성에 대한 ‘의도적 무관심’이 대학교 생물학 수업을 받을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교육은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고,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충고를 충분이 실감할 수 있다.

옛말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성교육 문화를 키워나가야 한다. 그 출발지가 가정이고 부모여야 하기에 이 책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을 가르쳐주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한 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서 아이에게 건강한 성의식을 심기위해 걸어가는 힘든 여정을 밝힐 훌륭한 등불이 되리라 생각한다.

상업주의로 인해 음란과 폭력으로 얼룩진 왜곡된 성문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과 성을 주제로 건강한 토론들을 진행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게 되기를 기대한다.

재미있게 알려주는 성 - 감추지 않고 난처해하지 않고

로리 버켄캠프.스티븐 C. 앳킨스 지음, 김희진 옮김, 명진출판사(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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