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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투쟁단이 5일 오후 12시 50분 경 청운동사무소 앞 도로를 기습 점거했다.
공동투쟁단이 5일 오후 12시 50분 경 청운동사무소 앞 도로를 기습 점거했다. ⓒ 김지숙
장애인 교육 예산 확보와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아래 공동투쟁단)이 청운동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던 중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은 도로 위에서 대치하고 있는 경찰병력과 청와대, 그리고 그 곳을 지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울분을 토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공동투쟁단 소속 회원 100여명은 5일 낮 12시 50분경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사거리 도로를 기습 점거하고 장애인 교육예산확보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공동투쟁단은 5일 오전 11시 20분,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3층 강당과 건너편 8층 건물 옥상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장애인 차별을 외면하지 말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는 요구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기습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긴급 병력을 투입해 10여분만에 진압했다.

이 날 경찰의 진압으로 청운동사무소 3층 강당 기습시위를 철회한 공동투쟁단은 낮 12시경, 지난 9월 22일부터 진행해 온 노숙농성 및 청운동사무소 3층 기습시위의 진압과 관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정부는 장애인 차별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즉각 장애인계와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청운동사무소 기습시위·항의 현수막, 경찰 진압으로 철회

청운동사무소 앞 건물에 걸린 현수막. 그러나 경찰의 진압으로 현수막은 10분만에 내려졌다.
청운동사무소 앞 건물에 걸린 현수막. 그러나 경찰의 진압으로 현수막은 10분만에 내려졌다. ⓒ 김지숙
이 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교육권연대 구교현 사무국장은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을 정부는 경찰 병력을 동원하는 것으로 답변했다"며 "우리의 절박한 요구를 노무현 정부에 전하고자 했으나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건물을 점거하고 우리의 요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거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아래 장추련) 김광이 사무국장은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들로 인해 우리들의 요구가 담긴 목소리가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의 생명과 직결되는 교육권을 쟁취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혔다.

이 날 집회에 참석한 6살짜리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 유인숙씨는 아이를 학교에 보낼 생각을 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씨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더라도 방치되거나 멸시 당하게 될 것"이라며 "일반학교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는 것부터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들어간다 해도 1:1 보조교사도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5살의 정신지체 2급의 자녀를 둔 이순기씨는 "이렇게 정부에서조차 장애인을 차별하고 외면하고 있는데 학교는 오죽하겠냐"며 "그나마 올해 해 왔던 보조교사 예산 등이 삭감되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해 국가의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날 집회에는 현재 각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예비특수교사도 15명 가량 참석했다. 전국특수교육과학생연합 김태현씨는 "장애인의 교육권 확보는 요구가 있기 전에 국가에서 했어야 할 일"이라며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36명의 특수교사, 특히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는 6명밖에 안 되는 교사로는 절대로 아이들의 교육권을 확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운동사무소 사거리 도로 기습 점거

공동투쟁단은 이 날 규탄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해산하는 듯했으나 오후 12시 50분경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사거리를 점거하고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 날 도로를 점거한 어머니들은 경찰의 진압을 당하면서 "장애 아이를 두었기 때문에 이렇게 나와서 싸워야 하는 게 우리들의 현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청운동사무소 3층 강당에서 현수막을 내리자 경찰이 진압하려는 과정에서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청운동사무소 3층 강당에서 현수막을 내리자 경찰이 진압하려는 과정에서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 김지숙
오후 1시경 경찰은 도로 위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불법이라며 해산할 것을 촉구했고 도로 위를 점거한 공동투쟁단 소속 회원 40여명의 미동이 없자 곧이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학생들을 도로 밖으로 끌어냈다.

서대문장애인부모회 김혜미 회장은 "우리가 도로를 점거하고 이렇게 시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아느냐"며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우리의 요구를 경찰병력이 사방을 가로막아 제대로 들리지도 못하게 했다"며 시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공동투쟁단은 도로점거 기습시위 과정에서 공동투쟁단의 해산을 촉구하는 경찰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시위 도중 경찰과의 대치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날 오후 12시 50분부터 진행된 도로점거 기습시위는 오후 1시 20분경 해산되었으며 공동투쟁단은 이어 청운동사무소 건너편 건물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했다.

"우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

이 날 마무리 집회에서 장애인교육권쟁취를위한학생연대 최창진씨는 "길 가던 초등학생에게 장애인들이 왜 이렇게 시위를 하고 교육받을 수 없었는지 설명해주니 알아 듣더라"며 "그런데 정부는 초등학생이 알아듣는 말도 못 알아듣고 아예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습 도로 점거 후 경찰이 학생들을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기습 도로 점거 후 경찰이 학생들을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 김지숙
또한 시각장애인연합 임종현씨는 "실천 없는 말뿐인 정부의 정책에 실망했다"며 "장애인들이 지난 14일 동안 계속적으로 노숙농성과 집회를 벌이고 있는데 귀 기울일 생각은커녕 청와대 보좌관, 경비원도 나와 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동투쟁단은 ▲삭감된 장애인 교육 예산을 애초대로 확보 ▲특수교사 정원 확대 ▲실효성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약속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지속적으로 싸워나갈 것을 밝히고 오후 2시경 마무리 집회를 끝으로 해산했다.

한편, 공동투쟁단은 마무리 집회 후 청와대 측에 장애인 교육 예산 삭감과 특수교육 교원 감축,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외면 내용과 관련해 그동안 면담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항의서를 전달하였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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