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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신문을 보고 있는 서울 강서지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
소년신문을 보고 있는 서울 강서지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 ⓒ 교육희망 안옥수
부패 방지를 전담하는 국가기관인 국가청렴위원회(위원장 정성진)가 "어린이신문 구독 등을 대가로 학교에 제공된 기부금은 법의 취지상 기부금에 합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지난 10일 최순영 민주노동당(교육상임위) 의원이 밝혔다.

최순영 의원실로 보낸 10월 10일자 답변서에서 국가청렴위원회는 "기부금품은 금전 또는 물품의 제공자에 대한 반대 급부 없이 취득하는 것"이라면서 "어린이 신문 구독 등을 대가로 기부금품을 접수하는 것은 업체 선정의 공정성, 학부모의 추가 부담을 초래하므로 엄격히 규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적절하게 편입된 금품은 기부자에 반환해 학교 발전기금 운영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현행 기부금품모집규제법과 학교발전기금조성운용및회계관리요령 등 법 규정은 '대가성 기부금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역 347개교, 어린이신문 구독하고 기부금 받아

한편 최순영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어린이신문 구독 현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학교 559개교 중 391개교가 어린이신문을 구독하고 있으며 이들 학교 중 88.7%인 347개교가 기부금, 청소 용역 등의 형태로 불법적인 대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국정 감사에서는 <소년조선>, <소년한국>, <어린이동아> 등 소년신문 구독을 위해 초등학생들이 부담하는 한달 구독료 3500원 가운데 20%나 되는 700원 정도가 해당 초등학교의 기부금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이 지적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추산했을 때 서울 지역 초등학교들이 한 달에 신문 구독을 대가로 받는 돈은 총 1억9천만 원 규모. 이같은 구독 기부금은 어린이신문 3개 신문사가 만든 '서울어린이후원회'가 해당 학교에 학교발전기금을 내는 형태로 전달됐다.

국가청렴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기관이 교육부에 권고하게 되면 가능한 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소년신문 구독 문제에 대한 개선 방향을 관련 기관에 공식 통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교육부의 한 중견 간부는 "국가청렴위원회가 공식 결정문을 보내오면 후속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거대 신문사와 관련된 예민한 내용이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쉽지 않다"는 조심스런 태도를 나타냈다.

최순영 의원은 "학생들에게 신문을 팔아 수익을 챙기는 일이 어떻게 발생하고 서울교육청은 왜 이런 불법 행위를 방치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서울교육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교육부라도 나서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 "투명하다면 기부금 문제될 것 없어"

▲ 교육부에서 조사한 올해 6월 30일 현재 소년신문 구독현황.

서울 지역 350여 개 초등학교가 '대가성 기부금 금지'를 규정한 교육관계법 등을 어긴 채 <소년조선> <소년한국> <어린이동아> 등을 초등학생에게 구독 시킨 대가로 한 해 수십억 원대의 기부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교육부가 최순영 의원에게 건넨 '초등 소년신문 구독현황 조사' 자료를 주간<교육희망>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현재 서울교육청 소속 전체 초등학교 556개 가운데 391개교(70.3%)가 27만3143명의 초등학생에게 소년신문을 집단 구독 시켰고, 이 가운데 347개교가 신문 한 부마다 700원씩의 기부금을 받고 있었다. 이는 한 달에 1억7천만원 규모로 한 해 구독 기간인 열 달로 환산하면 총 기부금은 17여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신문 구독을 대가로 기부금을 받은 곳은 서울교육청 소속 초등학교뿐이었다. 반면 경기, 인천,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 6개 수도권, 광역시 교육청은 리베이트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33조, 교육법시행령 64조, 기부금품모집규제법 제2조 등 법 규정은 '공공기관이 여러 명목으로 외부 인사나 기관으로부터 수령하는 금원은 반대급부 없이 취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성 서울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학교별로 운영위원회에서 소년신문 구독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부금의 투명성만 보장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면서 "이 기부금으로 화장실 청소 등 용역을 맡기고 있어서 일선 학교는 기부금에 대해 필요한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해 5월 '소년신문 관련 대가성 기부금 금지'와 '소년신문 기부금을 통한 화장실 청소 금지'를 규정한 단체협약을 교원노조와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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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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