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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함께 양곤동물원에 나들이 나온 미얀마 사람들-
-가족들과 함께 양곤동물원에 나들이 나온 미얀마 사람들- ⓒ 정범래
20세기 말, 이러한 평가절하의 이유는 첫 번째로 전혀 수습되지 않고 있는 고 물가행진과 높은 인플레에 대한 불만이다. 92년부터 97년까지의 일반소비자 물가는 연평균 26.4%의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95년까지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라면 많은 미얀마 국민들은 이 정도의 인플레와 물가상승률은 용인할 수 있었다.

즉, 고용 기회의 확대와 상업의 발전, 비즈니스 기회의 확대가 물가고를 상계하고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시장의 풍부한 물자 유통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가 97년 이후의 경제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또한 물가가 폭등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97년 7월로부터 98년 12월까지의 불과 1년 반 동안의 양곤의 일반소비자 물가지수는 67.4 포인트로 크게 폭등했다. 특히 국민 대중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식료품이 같은 기간 70.5 포인트나 상승한 것은 국민생활의 압박과 어려움이 크게 가중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단적인 예로 이때의 쌀의 소비자 가격은 거의 2배 가까이 폭등했다.

두 번째 이유는 실업자의 증가에 대한 불만이다. 92년 이후의 민간 경제부문의 활성화와 확대는 신규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신규 민간기업이 속속 창업을 하게 된다. 민간기업의 등록 상황은 1990년도의 4655개의 등록기업에서 1996년도에는 약 3배를 상회하는 1만 2819개의 기업으로 증가했다. 이때에 새로 창출된 고용인원은 민간 부문에서만 약 13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고용 증가는 97년도 이후 대내외적인 경제상황 악화의 여파로 급속하게 줄어들고 휴면 기업과 영업을 정지한 기업이 늘어나고 또한 민간 외자계 기업의 철수와 사무소 폐쇄 등이 점차 증가하면서 이에 따라 당연히 실업자 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여기에 96년 말부터 전국의 대학이 폐쇄되거나 정상적인 학사운영을 하지 못하여 대학으로 흡수될 젊은이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으나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제 불황 탓으로 고용 기회가 감소되어 많은 젊은이들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실업상태에 머물러 있어야했다.

세 번째 불만은 규제 강화에 대한 불만이다. 시장 경제화와 대외 개방을 향한 개량된 경제정책이 96년까지 순조롭게 진전된 것에 고무되어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많은 국내외의 민간기업이 미얀마의 신규투자에 참여했다.

그것은 이전에는 없었던 시장경제에 의한 경제자유화를 전제로 한 경제 개혁의 진전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외자계 기업 중 발빠른 선행 투자로 미얀마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던 기업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일련의 규제 강화는 이러한 민간기업의 투자 의욕을 감퇴시켰으며 미얀마 정부의 경제자유화 의지에 일정한 평가를 부여하고 있었던 일부 친정부 기업조차도 정부에 대한 불만을 증가시켰다.

또한 이러한 불만은 모든 상황을 미국의 경제제재 탓으로 모든 것을 돌리려 하는 현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와 현 상태 유지만을 급급해 하는 정부의 한계에 대한 불만도 한 몫 한다. 즉, 미얀마 경제는 비효율적인 '통제경제'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물론 이러한 경제상황은 지금까지 의지에 하여 왔던 주변 ASEAN국의 경제 위기에 의하여 촉발된 것이기에 전부가 군사정부의 실정에 의한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에서 시장 경제로 진행했던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에서 제공하는 경제 원조와 자금공여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지만 미얀마의 경우 국내 인권문제로 인하여 이 점에서도 지금의 선진국들인 서방세계로부터의 경제원조는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즉, 현재의 경제위기는 자국의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핸디캡을 안고 있어 경제 개혁의 다소의 후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얀마 국민이 이 경제 불황의 배경을 이해하고 사회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90년대 말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경제 불황을 정부와 함께 견디고 이겨낼지는 의문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프리챌 미얀마 정보 커뮤니티 "미야비즈"
http://home.freechal.com/mya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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