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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주의 가치와 모성 리더십> 겉표지
ⓒ 이화여대 출판사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책이다. 이 대학은 여성학을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지정한 바 있고, 구체적으로 ‘여성 리더십’에 관한 연구에 집중해 성과물을 내어 놓은 것이다.

여성학의 여러 주제 가운데 리더십을 선택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는, 여성 리더의 진로를 가로막는 요인이 사회문화와 제도 외에 여성 스스로의 인식에도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여성 스스로 리더십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게 한다.

다른 하나는,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역사적으로 남성에게 전유되고 권위주의 권력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따라서 리더십을 여성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여성주의적 이론으로 발전시켜가야 한다는 학문적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여성주의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궁금증에 책은 친절하고 상세하게 답하고 있다. 우선 기존에 이루어진 연구를 두 가지 틀에서 설명한다. 성(sex)에 근거한 여성리더의 리더십(female leadership), 젠더 이념형에 근거한 여성적 리더십(feminine leadership)이 그것이다.

우선 여성 리더십(female leadership)은 여성리더들이 경험적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리더십의 내용적 특성을 표출하는 개념이라기보다 '리더가 여성일 때'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도구다. 대개 여성리더들은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이해심이 많으며 협력적이라는 평가가 수반된다.

다음으로 포용성, 보살핌, 감수성, 유연성 등 소위 ‘여성성’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적 리더십 (female leadership)이 있다. 최근에 부각되는 쟁점으로 정보화, 세계화 흐름과 밀접하다. 이는 리더의 성별과는 별개의 논의다. 특히 정보화 시대에는 여성적 감성, 꼼꼼함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므로 ‘여성성’이 유리한 리더십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관점을 배경으로 한다.

이 책이 화두로 제시하는 여성주의 리더십(feminist leadership)은 위에 언급한 기존논의에 머물러 있지 않다. 젠더와 리더십 간의 상관관계 혹은 변화되고 있는 리더십 유형 자체에 대한 연구라기보다 여성들에게 현실적으로 유익하고 사회적 평등 실현에 효과적인 리더십을 유형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주의 리더십은 리더의 성별이나 리더십의 젠더가 아닌, 리더의 이념, 가치, 비전의 측면에서 구별된다고 하면서, “리더의 뚜렷한 여성주의 가치관과 도덕성을 기초로 한 비전, 그리고 이에 기초하여 세상의 변화를 도모하는 실천이 여성주의적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는 또한 대안적 리더십이라고 덧붙인다. 여성주의는 양성평등 뿐만 아니라, 평화와 다양성, 생명과 상생, 포용과 보살핌 등 대안적 가치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성주의 리더십 연구 안에서도 여러 가지 주제가 있을텐데, 이번 단행본은 ‘모성’이라는 테마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정대현 교수의 논문 <성기성물(成己成物:리더십의 여성주의적 가치>를 주 논문으로 해서 ‘모성적 양식’에 관한 토론 논문 네 편을 엮었다.

‘모성’ 역시 단순한 이슈는 아니다. 기존 사회통념에서 모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성이 리더로 활동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부장제와 맞물리고 ‘어머니’ 신화를 통해 드러나는 지점에서는 여성의 헌신과 희생을 당연시하는 억압기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성적 경험을 부정하면서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이러한 모성담론에서 어떻게 역동적인 대안을 발굴해내는지 특히 그것이 리더십과 어떤 모습으로 연관을 맺는지 이 책에서 조금은 맛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조형 엮음/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펴냄


여성주의 가치와 모성 리더십 - 여성 리더십 1

정대현.윤혜린.양민석.김영옥.정지영 지음, 조형 엮음,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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