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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의 졸업식에 함께 모인 로버트 김과 가족들.
막내딸의 졸업식에 함께 모인 로버트 김과 가족들. ⓒ 로버트김후원회
"조용히 다녀가고 싶다."

다음달 6일 한국땅을 밟게 되는 로버트 김(64, 한국명 김채곤)씨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가급적 대규모 대외 공개행사는 자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로버트 김씨는 14일 기자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이제 막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여전히 조심스런 상태"라며 "법적 문제는 아니더라도, '그들'에게 또 다른 단서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이같은 의사를 전했다.

로버트 김씨는 이에 앞서 귀국준비모임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비록 자유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일반인과는 아직도 다르다"며 자신이 감시의 손길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로버트 김씨는 "공개강연이나 텔레비전 출연, 기자회견 등은 사람의 견해에 따라 매우 민감하며, 상처를 줄 여지도 있다"고 전제하고 "이번 방한기간만이라도 대외행사는 조심스럽게 진행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보는 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이고 "자유인이 되었지만, 비정상적인 전화나 우편물을 접할 때마다 감시의 눈을 의식할 때가 있다"며 아직까지 자신이 처하고 있는 부담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현재 그의 방한을 앞두고 각계의 특강 요청과 방문을 희망하는 초청이 앞다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주의를 당부한 각별한 주문이자, 그가 여전히 감시의 강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위를 지켜보는 이들을 가슴 시리게 하고 있다.

로버트 김씨는 2주 가량으로 예정된 이번 고국 방문 기간 동안 익산 영묘원에 안치된 부모님의 묘소를 참배하고, 고향인 여수를 방문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들을 찾아 인사를 나누며, 자신이 어려움에 처해 있던 때 도움을 주었던 지인들을 방문하는 선에서 행사를 치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교인 한양대와 연세대에서의 공개강연을 제외한 여타의 강연이나 방송 출연 등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귀국이 가까워지면서 집중되는 언론의 관심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귀국준비모임은 로버트 김씨의 이같은 요청에 따라 방한시 공개모임을 가급적 줄이겠다는 마음이다. 이 모임의 이웅진 간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 본인의 의사"라며 이를 존중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 모임을 돕고 있는 백현진 씨도 "조용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그의 의중을 들어주는 것이 그분을 돕는 일 같다"며 "선생님이 희망대로 고국을 다녀갈 수 있도록 언론과 국민들이 도와달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한편, 로버트 김씨는 방한에 앞서 "벌써부터 많은 국민들이 성원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격려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었다. 이렇게 환영해 주시니 감사할 뿐"이라고 인사했다.

로버트 김씨는 최근 자신이 밝힌 재단 설립에 대해 "가봐야 알겠지만, 청소년들에게 인간 됨됨이 등 인성교육을 지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히고 미래의 인재양성을 위한 인적사업에 헌신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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