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의 묘지에 가면 마치 꽃밭에 온 듯하다.
평평한 묘 위에 화초를 심어나서
때가 되면 각양각색의 꽃이 만발해 있다.
하지만 만발한 꽃은 시들기 마련이요,
살아있는 것은 죽기 마련이다.
피여 있을 때 아름다움 꽃이지만
시들어 축 늘어떨어져 있을 때 보기가 흉하다.
그래서 그런지 리투아니아인들은
자주 묘지를 찾아 화단을 가꾼다.
하지만 일전에 가 본 묘지엔 화단 대신에
초록색 플라스틱 덮개가 덮여 있어서 사뭇 색달랐다.
아마 이 묘 주인공의 후손은 멀리 살고 있어
자주 오지 못해 이렇게 덮개로 덮어놓은 것일까.
아니면 시들어 떨어지는 꽃과 잎 대신에
비바람을 막아주고 늘 사시사철 푸르라는 뜻으로 이렇게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