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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전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은이 장학금'을 전달받은 지은이 어머니는 "이런 뜻있는 장학금을 지은이 혼자를 위해서만 사용하기엔 너무 부담스럽다. 작가를 비롯한 주위의 아름다운 마음을 또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며 '지은이 장학금'의 80%(200만원)를 사회복지후원회를 통해 '백혈병 어린이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가을하늘 만큼이나 아름다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김해 거북공원에서 작가를 만나보았다.
- 전시회(홀로 뜨는 별)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지은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봄이었습니다. 이전부터 외국인 노동자 같은 소외 계층에 관심이 있었던 저는, 우연히 지인을 통해 장애인 등반 대회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저는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행사에 참석했고, 지은이를 그때 만났습니다. 지은이는 그날 등반 대회에 참석했던 유일한 어린이였습니다.
사회복지후원회 회장님 옆에서 똘망똘망한 눈을 굴리며 어른도 힘든 산행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에 이끌려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뇌성소아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지은이는, 왼쪽이 불편했습니다. 왼쪽 다리와 왼쪽 팔, 왼쪽 얼굴도…. 혼자서는 1분도 겨우 서 있을 정도였지요. 예쁜 얼굴과 예쁜 눈, 맑은 눈망울과 미소를 가진 지은이의 그런 장애가 제게는 매우 안타깝게 다가올 따름이었습니다."
- 왜 지은이를 모델로 작업을 하셨는지요?
"사진은 기록이자 표현입니다. 또한 누군가와 다른 이들을 이어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제 사진이 삶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세상과 이어줄 수 있는 도구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외국인 노동자 사진전을 했었고, 올해도 소외 계층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사회복지후원회에서 사진전을 후원한다는 고마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이번 전시회의 모델로 지은이를 떠올렸었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지은이의 인상은 강했습니다. 지은이는 의지가 강한 아이입니다. 평소엔 혼자서는 채 1분도 서 있기 힘들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3분도, 4분도 버텨냈습니다. 내가 왜 사진을 찍는지, 그리고 자기가 왜 사진을 찍히는지 잘 알고 있었던 지은이는 열심히 노력하고 견뎌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 보면서 덩달아 제 마음도 숙연해졌고, 더욱더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 전시회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소감은?
"이번 전시회는 그렇게 힘들어도 견디었던 지은이의 굳은 의지와 저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고통스러워도 밝게 웃는 지은이의 해맑은 모습을 통해 이 땅의 장애인들도 우리와 함께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영혼임을 알리고 싶었던 저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사진이나마 함께 해주시고,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이 전시회를 후원해주신 사회복지후원회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사진가 김용주(34·회사원)는 현재 경남김해에서 전업사진가에 못지않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로, 이번 전시회 '홀로 뜨는 별'은 오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부산 남포동 소재 '더프린트(The Print)'로 장소를 옮겨 계속 된다. 사진을 사랑하는 부산 시민들에게도 좋은 전시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 전시회 '홀로뜨는 별'
장소: 부산남포동 더프린트(남포동 국도레코드 옆. 캐논플라자 건너편)
일정: 2005.10.29~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