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하청업체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순천 공장 점거농성이 5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선 노동청 등은 물론 순천시 노사정협의회의 중재 역시 현대하이스코측에 의해 거부당했다.
28일 오후 4시경 공장을 찾은 조충훈 순천시장, 박문규 순천시의회 의장, 최영자 순천YWCA 회장 등 순천시노사정협의회는 문전박대를 당했다.
조 시장 일행은 애초 공장 구내식당에서 하이스코측과 노조측을 만나 노사정 협의회를 열기로 하고 공장을 찾았지만 정문 출입을 거절당했다. 전날 이기권 광주지방노동청장과 경찰청 간부들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하이스코측은 "점거농성부터 풀어야한다"며 거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순천시와 민주노총 등은 하이스코측이 협상채널을 모두 단절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사측은 "농성 노동자와 대치중인 관계로 위험한 상태이므로 출입이 허용되지 않음을 이해해 달라"며 "순천시장이 혼자 출입한다면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문 출입을 거부당한 조 시장은 "극단적인 사태를 막기위해서 노동청, 경찰청과 최소한의 불행한 사태는 막아달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노사정협의회가 양측의 입장을 듣고 협상을 하려했으나 불행하게도 하이스코측이 입장을 거절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조 시장은 "사측이 적극적인 화해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시장은 "노조의 요구는 '순차적 복직'과 '민형사상 처벌 면제' 단 2가지다"며 "노조가 현재 양보할 뜻을 갖고 있는만큼 사측이 성의있는 자세만 보인다면 얼마든지 타결이 가능하다"고 덧붙었다.
이날 조 시장은 '순천시 노사정위원회 및 지역사회단체'를 대표해 낭독한 성명에서 "현대하이스코는 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지 말고 기업의 지역사회에 대한 책무와 봉사정신을 생각해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한 "농성 근로자는 농성을 즉각 해제하고 대화를 통해 이번 분규를 해결해 나가는 슬기로운 자세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에 앞서 오후 2시경부터 1시간여 동안 사측 관리직 직원들로 보이는 30여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중인 B동에 진입해 코일을 운반하기도 했다. 이들은 타워크레인과 소방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리면서 공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 8명과 전경 1명이 부상당했다.
또 경찰은 이날 오전 공장 앞에 모여있던 민주노총 관계자 등 30여명을 공장 앞 다리 건너편까지 밀어내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연맹은 29일 오후 하이스코 공장앞에서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서 경찰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2신 : 28일 오전 10시]
사측 중재안 거부에 노조도 수용 거절... 경찰 "선택은 두가지 뿐"
지난 6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이 노조를 결성한 이후 처음으로 원청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고 광주지방노동청과 경찰청도 28일 새벽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무위로 끝났다.
하청업체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B동 크레인 5대와 Q동 크레인 2대를 점거농성한 지 5일째를 맞고 있지만 사태를 풀만한 별다른 실마리를 찾지는 못하고 있다.
27일 밤 9시께부터 이기권 광주지방노동청장과 경찰청 노동담당자로 알려진 관계자 등은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장과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조 사이를 오가며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협상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기권 청장 등은 28일 오전 1시 30분께 협상이 결렬됐음을 최종적으로 노조에 알려왔다.
이 청장과 경찰청 관계자는 중재 과정에서 점거농성 노동자들이 자진 철수한다면, '경찰은 형사상 책임을 최소화하고 민사상 책임 역시 하이스코 측을 설득해 책임을 묻지않겠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그러나 라상묵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공장장은 이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비정규직 노조 역시 사측이 대화 의지가 없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의 한 관계자는 "경찰청 관계자가 '이제 선택은 두 가지 뿐'이라며 '자진해산하든지, 강제해산하든지하라'는 말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민중연대 한 관계자는 "사측은 지금까지 노동계, 행정기관 등이 나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 왔지만 전혀 협상할 의지가 없다"면서 "자신들도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만 쌓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준상 민주노동당 전남도당위원장은 "이렇게 부도덕한 기업을 위해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전국금속노조 등 노동계는 오는 29일 오후 3시 또 다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며,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등은 강제해산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신 : 27일 저녁 7시 35분]
현대하이스코 협상 결렬... 긴장감 고조
전남 순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 크레인을 점거농성한지 4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사측, 비정규직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점거농성 이후 처음으로 가진 협상이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현대하이스코 정규직 직원들이 '공장을 가동시켜야 한다'며 농성장 진입을 시도했다.
진척없는 협상, 사측 직원들 농성장 진입 시도로 긴장감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이스코 공장 구내식당에서 비정규직회 노조 간부와 크레인 농성 노동자 등 3명과 하이스코 순천공장 라상묵 공장장이 광주지방노동청장, 전남경찰청 고위 간부, 순천시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협상을 벌였다.
이들이 협상을 벌이는 동안 현대하이스코 정규직 직원들이 나무 판넬 등을 들고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61명이 농성 중인 공장으로의 진입을 시도했다. 또 두번째 협상이 끝난 직후인 오후 3시40분 경에도 직원으로 보이는 4명이 소방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리기도 했으며 경찰 헬기가 주위를 맴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 등은 "시너를 소지하고 농성중인데 농성자들을 자극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들은 여러차례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에서 상황을 지켜본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한 관계자는 "경찰이나 사측의 구사대가 공권력 등을 사용할 경우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 지 모른다"면서 "현대하이스코는 진심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측, 음식물 반입도 막아서" 이정봉 목사 단식 농성
한편 이날 점거농성 이후 처음으로 열린 현대하이스코와 비정규직 노조의 협상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결렬되는 등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협상에서 노조측과 사측은 '선 음식물 반입'과 '선 공장가동'이라는 조건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섰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는 "아무 조건없이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라"며 공권력 투입 자제 등을 먼저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농성장소를 먼저 옮기면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맞서 2시간30여분 동안 벌인 협상은 무산됐다.
이후 또 한차례의 협상 자리가 마련됐지만 다시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농성중인 해고노동자 가족 10여명이 밥과 김치, 생수 등을 준비해 농성 노동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했으나 하이스코측의 저지로 음식물을 전달하지 못했다. 4명의 농성 가족들은 음식물반입을 위해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용역경비업체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실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정봉(목사) '하이스코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범시민대책위' 공동의장은 "사측이 음식물 반입을 허용할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며 이날 오후 5시경부터 공장 앞 노상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긴장감이 감돌았던 공장 안팎은 이날 저녁 7시 현재 다소 진정된 분위기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등에 따르면 신종철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과 양태조 민주노총 조직국장, 유광수 수석부본부장 등과 경찰청 관계자가 공장장을 만나 사태해결을 위해 협상중이다.
그러나 이날 두차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측 한 관계자가 "더이상은 협상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노동당 노동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 노조에 대한 구사대 침탈을 중지하라"며 "사측은 진정 문제해결을 위한 교섭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이후 불상사가 발생될시 사측과 경찰의 책임이 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