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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밴드 초청 작은 음악회
고무밴드 초청 작은 음악회 ⓒ 이은화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하는 음악회, 너무 멋진 기획이었습니다. 모처럼 가족여행으로 해서 우리 가족 4식구가 경남 하동까지 달려갔습니다. 경남 하동이었지만 화개장터가 가까운 곳, 전남 구례가 옆동네이고 섬진강이 흐르고 지리산이 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일찍 도착한 카페식구들이 무대를 꾸미고 손님 맞이할 준비를 다 끝내고 작은음악회가 시작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저녁 7시, 도시에서의 7시는 휘황찬란한 시간이지만 지리산 두메산골에서의 저녁 7시는 깊은 한밤처럼 어둡고 하늘의 별은 유난히 반짝이고 나뭇잎이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아주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7시가 되어 토담님의 인삿말로 고무밴드가 소개되고 그날 참여를 하신 회원님들과 이웃주민들의 소개가 있었습니다. 가장 멀리 달려간 저희 4가족을 비롯하여 서울, 파주, 군산, 사천, 광양, 전주에서 오신 분들과 근처에 살고 계시는 지역 주민들과 어린 꼬맹이 친구들까지 모두 합하여 70여명이 참석한 음악회였습니다.

먼저 고무밴드의 기타연주가 있었습니다. 마광수 교수와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그를 생각하며 지었다는 <하얀달빛> <실루엣> <내일도 비가 내리면>, 쿠바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하바나의 밤>, 사막의 찬바람과 찬기운 찬느낌을 연주한 <달빛애수>. 그 외 지리산에 스며들던 그윽하고 감미로운 기타연주에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고무밴드의 연주 중간에 대학에서 국악을 가르치시는 남상숙 교수님이 민속음악을 소개해주시고 연주를 해주셨습니다. 함께 모시고 오신 풍류회장이신 이철호님의 단소와 남상숙 교수님의 양금, 그리고 남 교수님의 제자이신 김계선님이 가야금으로 함께 풍류음악을 연주해셨습니다.

양금과 단소를 연주하시는 남상숙교수님과 이철호풍류회장님
양금과 단소를 연주하시는 남상숙교수님과 이철호풍류회장님 ⓒ 이은화
풍류음악이란 스스로 즐기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음악이라고 설명을 곁들이면서 연주를 하신 다음 김계선님의 가야금산조를 들었습니다. 깊은 밤에 듣는 가야금 산조는 밤공기를 타고 지리산 계곡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습니다.

가야금산조를 연주하는 김계선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는 김계선님 ⓒ 이은화
다들 가야금의 가락에 취하고, 감미로운 기타음에 취하고, 가장 자연스런 표정과 자연스런 자세로 음악에 심취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음악에 심취한 관중들의 모습, 가장 멋진 자연의 홀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는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아이를 업고, 아이를 안고, 또는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음악회였습니다.

잠든 아이를 안고 노래에 심취한 아빠
잠든 아이를 안고 노래에 심취한 아빠 ⓒ 이은화

감상에 빠진 회원들..
감상에 빠진 회원들.. ⓒ 이은화

서서 눈감은 채로 가야금 산조를 감상하는 관중
서서 눈감은 채로 가야금 산조를 감상하는 관중 ⓒ 이은화
다시 고무밴드의 연주가 이어지고 그리고 두메산골의 꼬마친구들이 나와서 <섬집아기> <개똥벌레> <과수원길>을 불렀습니다.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과 맑은 노래에 관중들도 함께 따라 불렀던 감동스러웠던 순간들.

작은음악회에 참여한 사람들..
작은음악회에 참여한 사람들.. ⓒ 이은화
이날 가장 어린 출연자, <곰 세마리>를 비롯하여 여러 곡을 거침없이 부르던 예쁜 꼬마아기입니다.

최연소 출연자^^
최연소 출연자^^ ⓒ 이은화
이어서 토담농가의 정을 잊지 못하고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고 해서 한달음에 달려오신 중년여성 5인의 <만남>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의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만남>을 합창한 여성 5인
<만남>을 합창한 여성 5인 ⓒ 이은화
관중들의 찬조출연이 끝난 다음 기타연주에 맞추어 다함께 <싱어롱>(Sing Along)을 부르면서 지리산의 깊은 밤은 더욱 깊어갔습니다. 옛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오빠생각> <겨울바람> <가을이라 가을바람> <기찻길옆 오막살이> <따오기> <바위고개> <아름다운 것들>을 함께 합창했던 그 기억은 아주 소중한 추억될 것입니다.

모닥불
모닥불 ⓒ 이은화
지리산의 밤은 깊어가고 작은 음악회는 끝이 났지만 뒤이어 정다운 사람들끼리 모닥불을 지피고 둘러앉아 밤이슬 맞으면서 달빛과 별빛이 함께 도란도란했던 아름답고 행복한 가을밤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고무밴드의 세상이야기 
http://blog.ohmynews.com/gomuband 

흙과 자연과 더불어 사는 토담농가
http://www.todamnongga.com/ 

다음카페 은행나무 아래 빈 의자
http://cafe.daum.net/longevity8990

세 곳에서 함께 협찬해서 이루어진 작은 음악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자연이라는 홀에서 자연과 더불어 했던 소중한 기억들과 지역주민들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은 지리산의 단풍과 더불어 더 붉게 물들었던 감동적이었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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