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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컵 연꽃등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조창호씨.
ⓒ 최연종
"운주축제는 운주사에서 주관해 사찰의 이미지에 맞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1회 때부터 1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운주축제를 가까이서 지켜 본 조창호씨. 운주사 신도들 중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19년 전부터 운주사에서 4월 초 파일 때 연등을 다는 것을 비롯해 운주축제 때마다 학생들과 함께 운주사에 연등을 달면서 낯을 익혔기 때문.

올해로 만 19년째 운주사에서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선생은 내년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는 곡성옥과중학교 교감 선생님이다. 한국스카우트 전남연맹 훈육위원으로서 운주사에서만 20여 년간 각종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운주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종이컵 연꽃등 만들기' 체험행사장을 찾았다.

▲ 연등다는 법 설명 모습.
ⓒ 최연종
"운주사는 학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조용한 사찰입니다. 상업적인 축제는 사찰의 이미지에 맞지 않지요. 운주축제는 관광객을 상대로 운주사의 역사나 의미 등을 되새겨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해야 합니다."

축제장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그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분위기에 충실한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광객의 많고 적음에 개의치 않고 운주사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이번 운주 선원(禪院)의 개원은 운주사가 공부하는 도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관광객이 운주사에 대해 공부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퀴즈 프로그램이나 각종 체험 프로그램은 운주사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점토 천불천탑' 체험행사는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 석탑 주변을 수놓은 연등.
ⓒ 최연종
선생은 한국스카우트전남연맹에 몸담으면서 연등달기 봉사활동으로 운주사와 인연을 맺었다. 19년 전, 도암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선생은 학교 뒤에 절이 있다는 말을 듣고 운주사에 놀러갔다가 주지 스님께 도와드릴 일이 없느냐고 물었다. 여자 주지 스님께서 초파일 때 연등 다는 것이 힘들다고 해서 그때부터 연등을 달다보니 만 19년이 됐다고 한다. 그 뒤 운주축제가 열리면서 1년에 두 번 연등을 달았다.

"제1회 축제 때는 연등을 2만 5천개나 달았습니다. 운주사 주변에 5~6겹으로 달면서 마치 운주사가 불바다를 연상케 했습니다."

연등은 그 뒤 3~4년간 평균 2만개를 달다가 지난해에 3천개, 올해는 2천개로 줄었다고 한다. 축제 규모가 갈수록 작아지고 운주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번 축제에도 화순능주중, 화순제일중, 도암중 등 관내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서울과 장흥에서도 달려왔다며 20여 년 전부터 봉사활동에 나서면서 이제는 제자들의 동생이나 조카들이 함께 한다고 했다.

▲ 조창호 곡성 옥과중 교감 선생. 운주축제 마지막날 체험행사장.
ⓒ 최연종
기회가 된다면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전국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는 선생은 축제가 열리면 제자들이 언제나 행사장에 달려와 내 일처럼 적극 나서줘 보람을 느낀다며 "탁주나 한 잔 하자"고 권하는 신도들도 늘고 있다고 귀띔 했다.

선생은 전국에서 최초로 도암중 등 화순의 중고생들이 참여하는 한국스카우트 전남연맹 운주지역판을 만들기도 하는 등 화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학생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 활동하는데 관광객들이 얼마 받고 아르바이트 하느냐고 물을 때 마음이 아프다는 조창호 선생.

"운주사에서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해야죠. 내년이면 교장으로 승진하지만 이 일을 교장 됐다고 못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남도뉴스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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