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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 월송마을의 '달집태우기' 20m 높이의 달집이 색다르다.
ⓒ 최연종
전남 화순 동복면 연월리 월송마을은 달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마을 형국이 반달모양을 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달을 맞이한다고 해서 월송마을로 불린다. 예부터 마을 뒤 동복에 가장 넓은 대나무 밭이 있고 마을 앞으로는 가장 넓은 진들을 바라보는 마을이다.

월송마을 주민들은 요즘 큰일을 해내고 있다. 3일부터 4일까지 강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32회 남도문화제 화순군 대표로 출연하기 위해 밤을 낮 삼아 피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

월송마을 주민들은 심홍섭 화순군 문화재전문위원의 지도로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연습을 해왔다. 출연팀은 출전일이 가까워진 요즘 바쁜 일손 때문에 농사일을 마무리한 뒤 당산에 불을 밝히고 6시부터 9시까지 밤을 이용해 연습을 해오고 있다.

▲ 달집태우기에 앞서 달집 주위를 돌고 있다.
ⓒ 최연종
마을사람들은 정월대보름이면 마을 뒷산에 있는 대나무를 이용해 달집을 만든다. 월송마을의 달집은 마름모꼴의 여느 달집과는 달리 반듯하게 20m 원기둥의 달집이란 점이 색다르다.

주민들은 달집을 위에서부터 타내려오게 한다. 그렇게 하면 오래 타는데 오래 타야만 달집 싸우기에서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달집이 커다란 횃불 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20m를 훌쩍 넘는 이 달집을 넘어뜨리지 않고 오래 태우는데 공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남의 마을에 몰래 들어가서 타고 있는 달집을 밀어서 넘어뜨리기도 한다.

▲ 깃발을 앞세우며 달집을 태우러 간다.
ⓒ 최연종
마을 주민들은 달집이 크기 때문에 남녀노소가 참여해 달집을 만든 뒤 신명나는 대동한마당을 펼친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고민거리가 생겼다. 달집태우기를 그만해야 할지, 전통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달집을 세우기 위해서는 일손이 많이 필요한데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나고 노인들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바쁜 농사철에도 마을 당산에 모두 모여 연습을 해 오고 있다.

허리가 굽고 관절염 때문에 뛰지도 못하지만 주민들은 하나가 된다. 월송마을의 전통민속과 풍물가락을 지키기 위해서다.

▲ 신명나는 대동한마당이 펼쳐진다.
ⓒ 최연종
남도문화제는 매년 가을에 열리는 민속놀이 한마당. 전남도가 예향 전남의 대표적인 민속예술잔치로 축제화 했다. 올해는 21개 시군에서 참가한 출연팀이 강진군 종합운동장내 국민체육센터에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낸다.

심홍섭 화순군문화재전문위원은 "연세 드신 분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하는 것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전통문화를 지키려는 월송마을 주민들의 의지가 있기에 이번 축제의 의미도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오늘(3일) 월송마을의 '달집태우기'가 제32회 남도문화제에 출연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남도뉴스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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