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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6일) 낮, 분당 야탑동에 잠깐 일이 있어 나가다가 길가를 즐비하게 노랑색으로 물들여 놓은 은행나무들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환한 웃음이 지어졌다. 운전을 하는 동안도 양쪽으로 펼쳐지는 짙은 늦가을의 색상으로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설악산 만큼은 아니겠지만 분당의 단풍진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행운처럼 느껴졌다. 왜 출근 때는 느끼지 못했는지… 사물에 대한 이러한 느낌도 마음의 여유에서 오는가 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일부러 구미동 쪽으로 돌아서 가기로 했다. 여름내 눈에 익었던 푸르른 나무들의 변신을 보기 위해서… 역시 나의 추측이 옳았다. 무성하진 않지만 단풍진 가로수들과 도로 위를 덮은 낙엽 양탄자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기에 충분했다. 아… 자연의 오묘한 이 색상들… 다정히 걸어오는 연인을 보니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아직은 모든 가로수들이 완전히 색동옷을 입지 않았지만 노란 은행잎만으로도 늦가을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아마도 내가 노랑색을 유난히 좋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다 보니 경비 아저씨들의 낙엽 쓰는 바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데 아저씨들은 고생이 너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조금만 그냥 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앞섰다. 거의 집에 도착할 무렵 근처에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가족이 눈에 띄었다. 이 가족의 모습과 가로수의 단풍 색상과의 조화가 제법 운치가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