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거북선이 서해와 남해를 거쳐 경남 통영에 14일 도착했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의 행사 참석을 위해 환영식을 이틀이나 연기해 시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경남 통영시(시장 진의장)는 오는 16일 오후 5시 항남동 문화마당에서 '거북선 통영입항 환영행사'를 열 예정이다. 당초 통영시는 이 행사를 15일 열 예정이었으나 하루 늦춰졌다. 거북선은 14일 오후 통영 한산도에 도착한 상태다.
거북선 도착뒤 이틀이나 지나고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춰 환영행사를 연다는 소식이 퍼지자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시민은 "한강 거북선을 통영으로 갖고 오는데 시 관계자들이 많이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왜 환영행사를 제 때 열지 않고 그것도 당초 발표보다 하루 늦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통영시가 거북선 입항 환영행사를 늦춘 이유는 이명박 서울시장 등 관계자들의 참석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는 서울시의회 정기회 개회식이 예정돼 있어 이 시장은 여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거북선을 통영시에 무료로 넘겨주었고, 운송비(1억6000만원)와 수리비(3억원)까지 제공했다"면서 "받는 입장에 있는 통영시가 서울시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이명박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의장 통영시장은 2002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당선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최근 다시 탈당해 지금은 무소속 상태다. 진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입당이 점쳐지고 있다.
거북선 통영입항 환영행사는 16일 오후 5시 200명으로 구성된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이 시장과 진 시장이 거북선에 승선해 해경 경비정의 호위를 받아 행사장으로 입항하면서 막을 올린다. 통영시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거북선은 한강 시민공원 나루터에 있었는데 지난 9일 출항해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비무장지대를 거쳐 통영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