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농민 50여명이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 사무실 앞에서 쌀관세화유예협상비준안 국회 본회의 상정 반대를 요구하며 나락 10가마를 불태웠다.
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농민 50여명이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 사무실 앞에서 쌀관세화유예협상비준안 국회 본회의 상정 반대를 요구하며 나락 10가마를 불태웠다. ⓒ 광주드림 안현주
ⓒ 광주드림 안현주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안'이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원내 제1·2당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23일 본회의에 비준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농 등 농민단체들은 22일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각 지역 시청이나 군청 등지에 적재해 놓았던 나락에 불을 지르며 반발하고 있다.

"농업 살리겠다'던 후보 시절 노 대통령 말이 귓가에 쟁쟁한데..."

전농 광주전남연맹에 따르면 22일 오전 전남 고흥, 보성, 순천, 해남, 광주 등 10개 시군에서 농민회가 '나락소각투쟁'에 나섰다.

광주광역시 농민회는 이날 오전 광주시 광산구 운남동 김동철 열린우리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40㎏짜리 나락 가마 10여개에 불을 지르며 쌀협상 비준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비난했다.

농민 50여명은 김 의원 사무실 주변 도로를 점거하고 "우리 농민 다 죽이는 열·한당 해체하라" "수매제를 부활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트럭으로 실어온 나락에 불을 질렀다.

한 농민회 간부는 "열린우리당은 농민들의 소리에 귀를 닫은 '닫힌당'이 됐다"며 "23일 본회의 상정을 합의한 열린당은 한나라당과 다를 바가 없다, 두 당은 해체돼야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시훈 광주시농민회 회장은 "농민들도 먹고 살게 해달라는 것 뿐인데 왜 농민들의 말에 귀를 막냐"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쌀협상안 비준을 하자는데 왜 안 들어주느냐"고 한탄했다.

ⓒ 광주드림 안현주
또 기원주 광산농민회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02년 12월 농민대회에서 '농업만큼은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했던 말이 귓가에 쟁쟁거린다"면서 "그런데 지금 보니 농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말살시키고 있다"고 농업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우리 농민들을 원숭이 취급하고 있다"며 "119조원을 농업을 위해 투입하겠다고 하지만 아침에 하나 주고 저녁에 두 개 줄 것을 아침에 두 개 주고 저녁에 하나 주는 것 뿐이다"고 비판했다.

나락이 불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근수(61·광산구)씨는 불타고 있는 나락을 발로 차면서 "옛날 먹고 살 것이 없었던 시절에는 잘사는 집 논의 뚝이 무너지길 바랬는데, 지금은 나락이 애물단지가 됐어"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한편 전농은 지난 21일에 이어 23일에도 전국동시다발 나락적재투쟁과 상경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고속도로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