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준비된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의 'WTO 저지를 위한 홍콩투쟁단'의 일정이 11일 평택역에서 발대식을 시작으로 그 첫 발을 내딛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범국민 평화 대행진'에 참여한 홍콩 투쟁단은 저녁 평택 청소년 수련원으로 옮겨 전체 교육을 가졌다.
전농 문경식 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전용철 열사를 저대로 두고 홍콩에 갈 수 없어 부득이 하게 함께 가지 못한다. 열사의 한을 풀기 위해 국내에 남아 책임자 처벌, 우리 농업 사수를 위해 싸우겠다. 대신 여러분들이 스스로가 우리나라 농민의 대표라는 각오로 민족 농업과 식량주권 사수, WTO 체제 해체를 위해 열심히 싸워 달라"는 당부와 함께 "홍콩에서 투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면 우리 농업 지킴이로 앞장서서 일해 주리라 믿는다"고 희망을 밝혔다.
이 날 교육에는 프랑스에서 온 농민 운동가 조세 보배씨와 쟝 마르크씨가 함께 했다. 비아깜페시나 회원으로 참여한 조세 보배씨는 프랑스에서도 WTO 때문에 매년 3만 명의 농민이 농업을 포기하고, 시장에서 농산물을 값싸게 내놓아도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프랑스 실정을 전했다. WTO가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지적하며, "전 지구적으로 싸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연대를 강조 했다.
또 보배씨는 프랑스 나르작에서도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위해 10년 넘는 투쟁을 통해 더 이상 미군기지 확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성과를 전했다. 이 싸움을 통해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땅을 지킬 수 있게 되었고, 쌀은 생명이고 무기는 죽음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미국 중심의 WTO를 고발했다.
프랑스 농민단체 대표인 쟝 마르크씨는 칸쿤에서 이경해 열사의 죽음을 보며 한국 농민들에게 "전율 흐르는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후 한국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으며, "한국 사람의 위대성은 음식과 먹는 문화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며, "농산물을 단순히 볼 일이 아니라, 삶이자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자국의 농업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 했다.
전농 관계자는 "홍콩에서는 벌써부터 한국 농민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홍콩에서 개인 활동을 자제하여 모범적인 한국 농민의 투쟁의 모습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자"고 당부를 했다.
홍콩투쟁단은 12일 오전 6시부터 인천공항을 통해 8편의 비행기로 950명의 농민들이 홍콩으로 출발한다.